"첫 경험이란 것이 그렇지 않잖아요".
'바람난 가족'의 봉태규(22). 옆집 아줌마(문소리)와 '찐한' 연애를 통해 동정을 바치는 불량 '고딩' 지운으로 나온 그가 영화 홍보차 대구에 들렀다.
그가 "그렇지 않다"는 얘기는 술자리의 무용담같은 첫 경험이 아니라는 것이다.
"너무 후다닥 치러져 창피하고, 쑥스런 것이잖아요. 그런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원래 시나리오의 지운은 건조하고 냉담한 성격. "여기에 좀 엉뚱한 성격이 맞겠다 싶어 제가 캐릭터에 변화를 주었어요". 모험이었지만 임상수 감독으로부터 칭찬을 들었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바람난 가족'은 남편, 부인, 시어머니 할 것 없이 온 가족이 바람난 집안의 이야기다.
'처녀들의 저녁식사', '눈물'을 연출했던 임상수 감독은 가족의 해체를 성을 통해 유쾌하면서도, 무게감 넘치게 그려낸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본선에 진출했다.
"영화를 찍는 내내 즐거웠어요". 늘 또래와 출연한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바람난 가족'은 문소리를 비롯, 나이든 연기자들과의 호흡이 중요했다.
"특히 소리누나와 함께 연기한 것이 기억에 남아요".
"베드신은 참 찍고 싶었어요. 호기심이란 것이 있잖아요". 베드신 상대였던 문소리와는 7살 차이. "처음에는 누나(문소리)가 악에 받친 듯해서 무서웠어요". 말도 못 걸 정도. "이대로는 작품에 피해를 주겠다 싶어서 재롱도 떨며 접근했죠".
임 감독과는 '눈물' 이후 두 번째 만남. 데뷔 2년을 맞는 신인이지만 영화는 벌써 5편이나 출연했다.
'정글쥬스','품행제로','튜브' 등 그리 큰 흥행의 '맛'은 못느꼈다.
"이젠 많이 알아봐요". TV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에 출연한 덕분이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