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당했고 이것이 그의 자살의 중요한 원인의 하나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11일 국회 법사위에서 "대검 중수부는 특검조사 내용과는 다른 상당한 정도로 국민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이른바 '한 건 올리기'에 혈안이 돼 있었음에 틀림없음이 여러 주장과 사실에서 감지된다"며 가혹행위 의혹을 제기했다.
함 의원은 지난 2월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 훼손 문제와 관련, 민주당의 조사단원으로 내려와 검찰의 직무유기를 강하게 질타한 바 있고 최근에는 검찰권에 대한 제한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 특수부 검사 출신의 초선 의원이다.
함 의원은 "검사와 수사관들이 번갈아 가면서 이른바 '돌림빵 추궁'을 하고 전화번호부 같은 두꺼운 책자로 정 회장 머리를 내리치고,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분식회계나 비자금의 수사를 통해 재벌기업 하나쯤 망하게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등 협박과 모욕을 가한 사실이 정 회장 측근들의 주장과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검사 또는 수사관들의 가혹행위 또는 인격모독행위 여부 ▲정 회장의 자백내용과 자백후 비자금을 받은 것으로 시인된 상대방 또는 그 세력들과 사태수습을 위한 접촉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활동도 예고했다.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도 "시중에 정 회장이 수뢰관계와 관련해 엄청난 협박을 받고 있었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면밀히 조사해 억울한 죽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강금실 법무장관은 "당시 조사과정에서 정 회장이 변호사와 접견했으며 변호사로부터 가혹행위에 대한 어떤 항의도 없었다"며 가혹행위 사실을 부인했다.
검찰도 정 회장에 대한 조사에서 절차상 하자나 강압수사는 없었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정치권의 이같은 의혹제기가 현대비자금 150억원+α 수사의 차질로 이어지지 않을까 잔뜩 경계하고 있다. 현대 비자금의 구 여권 인사 연루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검찰에 자살책임을 돌려 검찰수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사진설명)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강금실(오른쪽부터) 법무부장관과 정상명 법무부차관, 김광림 재경부차관이 안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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