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관리체계 통합시급

입력 2003-08-09 08:25:41

대구 삼덕동에 이어 지난 6일 오후에도 경기도 파주 농협에서 권총강도 사건이 터지는 등 총기 범죄가 광범하게 자행되고 있으나, 경찰용 권총, 민간용 엽총·공기총 등의 현황을 챙기는 경찰 부서가 제각각이어서 전담 부서 설치 및 관련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본청과 각 지방경찰청에는 총기 관련 관리부서가 2~3개씩으로 나뉘어 있고 인원이 절대 부족할 뿐 아니라 그나마 다른 업무까지 병행해 담당하는 바람에 총기 범죄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총기 관련 기획 수사를 맡고 있는 경찰청 본청 수사국 지능2계 경우 선거사범 수사를 주로 맡으면서 총기 범죄나 환경·의료·위생·부패·금융비리 등까지 챙겨야 해 총기 관리에만 관심 쏟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관계자가 말했다.

한 담당자는 "지능2계 전체 업무 중 총기 관련 업무량 비중은 3%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하고, 더욱이 총기관리는 방범과(총포계), 강력사건은 형사과(형사계) 등으로 흩어져 있어 손발을 맞춰 일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때문에 다른 관계자는 "총기범죄 사범을 지능사범이 아니라 강폭력 사범에 포함시켜 형사계에서 맡든지 아니면 별도로 총괄 전담부서를 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찰청 및 산하 경찰서 경우도 경찰관 권총·소총 관리는 경무과 장비계에서, 민간인 엽총·공기총 및 사격선수용 총기 관리는 방범과 방범지도계에서, 주요시설 청원경찰 총기는 경비교통과 경비경호계 등에서 맡도록 3원화돼 있다.

담당 인력도 각 부서 1명씩에 불과해 무기고 점검, 총기 소지 허가, 현황 관리 등에만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또 총포상 점검은 지방청 분기별 1회, 각 경찰서 월 1회, 파출소 주 1회로 돼 있어 강화가 필요하고, 특히 일부 청원경찰 권총 등은 해당 시설장에게 관리 책임이 전적으로 위임돼 있을 정도라고 관계자가 말했다.

경찰청 본청 수사국 관계자는 "지방청 경우 총기 관련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본청에서 내려 주는 수사 지시에 맞춰 겨우 움직이는 정도"라며 "10~20일씩 고유한 기획수사 업무에 매달리다 보면 그마저도 흐지부지될 때가 많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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