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성공이고 어떻게 그걸 이뤄 낼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대회 주최의 목적의식을 다시한번 가다듬고, 모든 시민이 그걸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문에 앞서 U대회를 개최한 도시 중 성공한 경우와 실패한 경우의 전례가 다시 주목되고 있다.
특히 대구는 종합 국제행사를 사상 처음 치러보는 입장이기도 해, 좋은 타산지석의 재료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실패한 U대회
1997년 이탈리아에서 열렸던 19회 시실리 대회는 역대 최악의 대회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6년 전인 1991년에 '대회 추진 및 위원회 구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준비에 열성적으로 나섰으나 결국엔 경기장·숙소 등 시설 미흡, 자원봉사자 부족, 대회조직위의 행정 미숙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 것.
관련 예산 승인 지연에 따른 공사기간 부족으로 기존 시설만으로 대회를 치러야 했고, FISU(국제대학스포츠연맹)와 대회조직위의 갈등으로 협조체제가 붕괴됨으로써 경기 운영에 혼란이 초래됐다.
심지어 참가선수들의 학생 신분 여부는커녕 참가국 파악조차 제대로 안됐을 정도.
이 때문에 대구U대회 조직위 성웅경 기획팀장은 "지하철참사로 대회 홍보 등 준비에 차질을 빚은 대구시도 눈여겨 봐야 할 대회"라며 "대구도 U대회의 전반적인 진행 상황을 한번 더 꼼꼼히 체크해 준비 소홀로 인한 경기 운영 및 언론 홍보 부실 등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2001년 열린 베이징 U대회 경우 중국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과 종목별 전용경기장을 가동하는 등으로 시설·지원 부문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참가자들에 대한 지나친 통제와 기자 취재 제한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또 장애인이나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경기장 시설 역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선수촌의 음식 수준과 선수 수송 서비스 체계 미흡 등 선수·임원을 위한 배려가 부족해 불평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의 신경섭 U대회 지원반장은 "2000년에 대회 추진 계획을 수립할 때 역대 U대회의 장·단점을 분석해 반영했다"며 성공적인 대회 주최를 자신했다.
◇성공한 U대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995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렸던 18회 U대회를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꼽는데 이견이 없었다.
162개국 5천7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국민의 지지와 참여 속에 역대 어느 대회보다 성공리에 진행됨으로써 'U대회의 성공 표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후쿠오카 시장은 "순수한 유니버시아드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시민 동참을 유도, 대회 경비를 최대한 줄였다.
1990년 열린 전국체전(국민체육대회) 때 사용한 기존 시설을 전부 활용하고 부족 시설은 임시로 설치해 비용을 절감했다.
특히 중앙정부 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은 대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금 활동을 벌여 2억2천만엔이라는 거금을 모아 대회 운영비를 충당했다.
대회 운영 역시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봉사를 통해 매끄럽게 진행됐다.
140개 초등학교가 담당 국가와 지역을 정해 자원봉사에 나섰고, 2만2천여명의 지역민들이 참여해 경기 운영을 도왔다.
외국인을 상대로 한 꽃꽂이·다도 등 일본 문화 체험장을 마련, 돈을 별로 들이지 않고도 홍보를 훌륭하게 해 냈다.
자원봉사자가 너무 많아 혼란을 빚은 점이 오히려 티가 될 정도.
영남대 행정학과 우동기 교수는 "후쿠오카 U대회 성공의 핵심은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라며 "대구U대회의 성공 여부도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후쿠오카 U대회에 이어 1999년 열린 스페인 팔마대회도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받고 있다.
125개국 6천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팔마 대회 성공의 요체는 도시 홍보·일부 경기 운영에 문제가 있긴 했으나 40개국에서 499명의 취재진이 달려오도록 한 언론 홍보가 돋보였다는 것이다.
대회조직위는 스페인어뿐 아니라 프랑스어·이탈리아어 등 다국어로 보도자료를 제공해 외국 언론의 취재를 돕고, 인터넷을 정보 제공에 이용해 빠르고 정확한 보도가 가능토록 함으로써 세계인의 눈과 귀를 쏠리게 하는데 성공했다.
팔마대회 취재에 참가했던 한 국내 언론인은 "도시 홍보가 중요하다면 대회 운영 못잖게 비중을 둬야 하는 것이 언론 홍보"라며 "대구 U대회에서도 언론 홍보를 강화하고 특히 외국 언론에 대회 진행 상황과 이야깃거리를 신속히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