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모시자' 한나라당,공천제 혁신

입력 2003-08-08 12:26:44

한나라당 지도부가 내년 총선에 앞서 정치신인의 문호를 확대키로 입장을 정리, 적잖은 반향이 예상된다. 이는 대표경선 이후에도 거듭되는 지지율 쇠락원인이 '2030세대'에 대한 흡인력 부족이 원인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젊은 피' 수혈이 국민참여경선제 도입 방침과 함께 정치권내 지각변동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정치신인 개방=7일 최병렬 대표 주재로 열린 상임 운영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여러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20대와 30대층에서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더블스코어 차로 뒤지고 있으며 이 현상은 전당대회 후에도 패턴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젊은 유권자층에 다가가는 방편의 하나로 기존 공천방식을 혁신키로 의견을 모았다. 박진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바뀌고 있다는 구체적인 메시지는 공천방식을 혁신해 어필할 수 있다"며 "얼마나 대담하고 공정하게 공천틀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정치신인에게 불리하지 않은 공천 틀을 만들어 그 틀을 통과하는 사람은 연령이나 과거 전력에 구애받지 않고 당선을 시켜야 한다는데 상임 운영위원들이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관점에서 임기 중 사퇴한 단체장을 공천대상에서 배제하려던 내부 방침을 일단 유보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역 지구당위원장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단체장의 문호까지 막아선 안 된다는 의견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병렬 대표는"단체장의 총선 출마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참여경선제=한나라당은 우선 정치신인 영입을 위해선 국민참여경선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직과 자금, 인재풀에서 집권여당에 열세인만큼 신인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보장,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앙당이 자체 검증 시스템을 통해 후보자를 선별, 단.복수 후보를 내세워 지역경선에 내보내는 '절충형 국민참여제'도입을 추진 중이다. 박승국 사무 1부총장은 "중앙당에서 신청을 받아 공천심사위에서 심사.결정한 후 운영위와 상임 운영위 의결을 거쳐 당 대표가 임명하기로 했다"면서 "최종후보자는 단.복수 모두 가능하며 복수인 경우 국민참여 경선을 통해 뽑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 경선은 일반 당원 1천명과 일반 주민 각 1천명이 투표하는 방식이 우선 고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참여경선제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현역 위원장의 장악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며 2천명의 선거인단을 공정하게 선정하는 방식도 손질이 불가피하다. 정의화 수석부총무는 "현재의 정치여건상 자갈밭에 나무를 심는다고 해서 나무가 자라는 것은 아니다"면서 "자칫 지역경선이 지방 토호세력이나 돈 정치가 판을 칠 개연성이 높아 엄정한 제도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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