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밀림이야기-시베리아 야생호랑이 잠복 촬영

입력 2003-08-08 09:10:43

EBS는 멸종 위기에 처한 시베리아 야생 호랑이의 생태를 담은 기획 특집 자연 다큐멘터리 '밀림이야기'를 14일부터 이틀간 밤 10시에 차례로 방송한다.

'밀림 이야기'는 1997년 시베리아 호랑이의 모습을 담은 '시베리아, 잃어버린 한국의 야생동물을 찾아서'를 제작한 박수용 PD와 이효종 PD가 2001년부터 두해 겨울을 꼬박 시베리아에서 보내며 촬영한 다큐멘터리. 이들은 호랑이 발자국이나 배설물을 확인해 호랑이가 다니는 100여㎞에 거쳐 10여 개의 땅속에 잠복지를 만든뒤 그곳에서 몇달 동안 기약없이 호랑이를 기다리며 작품을 찍었다.

제1편 '시베리아 호랑이 3대의 죽음'은 연해주의 동해 해안과 돌계곡에서 서식하는 호랑이 3대의 모습을 담고 있다.

화면에 처음 등장하는 호랑이는 어미 호랑이와 독립을 앞둔, 세 살 가량 된 세 마리의 새끼 호랑이. 그 중 두 마리는 암컷, 한 마리는 수컷이다.

얼마 후 어미 호랑이가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은 채로 발견된다. 뿔뿔이 흩어진 세 마리의 새끼 호랑이들은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며 독립해 살아간다.

그러던 중 수컷 새끼 호랑이가 올가미에 걸려 죽음을 당하고, 살아남은 나머지 두 마리의 호랑이는 각각 다시 두 마리씩 새끼를 낳는다.

그러나 다시 맞은 겨울,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새끼 호랑이가 형제 호랑이들에게 반쯤 뜯어 먹힌 채 죽어있었던 것.

제2편 '침묵의 추적자들'에서는 호랑이를 추적하고 자연을 이해하 가는 과정에서 제작진이 겪었던 경험과 자연에 대한 느낌을 담고 있다.

호랑이 생태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은 마치 동물처럼 예민하고 예리한 감각을 가질 만큼 자연에 동화돼야 가능한 일이다.

제작진은 호랑이를 촬영하기 위해 겪는 일들이 새롭게 자연을 이해해 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이 다큐멘터리는 호랑이를 신으로 믿는 여진족의 후예인 우데게 족의 자문을 통해 이뤄졌다. 호랑이의 처지와 비슷하게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 우데게 족의 시선을 통해 본 제작진의 모습도 담아낸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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