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가 갈수록 치밀.과감.잔학해지면서 일반인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상대를 가리지 않는 범죄, 평범한 가정집 담까지 넘나드는 강도 등을 보면서 안전에 대한 욕구도 커졌다.
그러나 우리의 치안 현실은 열악하다.
경찰 일인당 평균 500명의 국민을 보호해야 하고, 100가구 이상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
수요에 비해 태부족이다.
이 빈틈을 메워주는 직종이 바로 보안서비스다.
종사자들은 경찰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제2의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얼마 전 가정집에 든 도둑을 쫓아가 잡은 적이 있습니다.
보안서비스 종사자들의 기본 임무는 범죄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라 추적만 할까 망설이기도 했죠. 게다가 범인이 흉기를 들고 있어 쉽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경찰을 기다릴 수만은 없어 결국 달려들었습니다".
올해로 모 보안업체 근무 4년째인 황준연(29)씨. 그의 말 속엔 아무리 위급한 상황이라도 고객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직업 의식이 그대로 묻어난다.
도둑이나 강도 등을 직접 잡아 경찰에 넘긴 게 여러 차례인 프로다.
그만큼 놓친 범죄에 대한 아쉬움도 커 보였다
"지난달 발생한 대봉동 금은방 도난사건 때 범인이 범행을 저지른 시간은 10여분이었습니다.
경찰과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범행 후 5분쯤 지나서였죠. 그 새 물건을 털어 달아난 뒤라 허탈하기만 했습니다.
조금만 일찍 보안벨이 울렸더라면...".
그의 일과는 낮 근무와 밤 근무, 휴식이 빡빡하게 돌아간다.
낮 근무 때는 시스템 점검, 고객 불편사항 주사, 감지기 점검 등 다소 느슨하지만 밤 근무는 긴장의 연속이다.
오후 8시부터 오전 6시30분까지 담당 구역 어디에서 어떤 범죄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선 잠시라도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보안서비스 종사자가 되기 위해선 이같은 긴장과는 또다른 갈등을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요즘 같은 휴가철엔 여행 떠나는 고객들이 잘 지켜달라는 당부 외에 '개밥을 대신 먹여달라', '주위에 쓰레기가 없도록 해 달라' 같은 부탁을 하기도 합니다.
이럴 땐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죠. 고객 만족이라는 가치를 갖지 못하면 회의가 들 수밖에 없는 거죠".
보안서비스 종사자가 되는 길은 넓은 편이다.
건강한 신체조건과 어느 정도의 무술을 갖추면 된다.
90년대까지는 군에서 추천받은 건장한 요원들로 고졸 출신이 많았으나 요즘은 대학 졸업자가 대부분이다.
관련 학과도 상당히 많아졌다.
지역에서는 계명대, 대구대, 미래대, 대경대, 김천대 등에서 개설하고 있다.
보안 분야 자격제도는 경비지도사가 있지만 보안요원이 되는 필수 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기능별, 업무별로 세분화하고 자격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보안서비스 수요가 폭증한 만큼 취업할 수 있는 업체도 많다.
하지만 현재 국내 민간경비산업은 전환점을 맞고 있다.
2001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했으나 작년부터 조정기를 맞고 있다.
지난 97년 90개 업체이던 것이 매년 10~20개씩 신설돼 2001년엔 164개까지 늘었으나 지난해 154개, 올해 157개에 머물고 있는 것. 허가 업무별로 살펴보면 시설 경비 130개, 호송 경비 4개, 신변 보호 10개, 기계 경비 13개 등이다.
문희철 에스원 대구지사장은 "경기가 좋지 않아도 불안 심리 때문에 질 높은 보안서비스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면서 "시장이 커졌지만 업체도 증가한 만큼 고객들이 요구하는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업체는 도태될 수밖에 없고, 요원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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