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육섹션 교실 밖 교실-밖에서 배운다(사찰 체험)

입력 2003-08-08 09: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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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혹은 휴일에 마음만 먹으면 가 볼 수 있는 곳이 사찰(절)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명한 사찰 몇 군데쯤은 들러봤을 것이고, 자신의 종교에 관계 없이 구경삼아서도 흔히 다녀온다.

그러나 막상 자녀들과 함께 사찰을 찾으면 해 줄 말이 별로 없다.

사찰의 구조나 불교 문화 등에 대해 설명할 만한 지식을 쌓지 못한 것이다.

이제라도 자녀들과 함께 제대로 된 사찰 체험을 떠나 보자. 1천600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 불교 문화를 통해 선조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찰이란 어떤 곳

떠나기 전에 자녀들에게 사찰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부터 알게 한다.

사찰을 일컫는 여러 말들의 의미를 찾다 보면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사찰(寺刹)의 '사'는 불교를 수행하는 승려들의 거처를 가리키고, '찰'은 범어(고대 인도어)로 사원의 영역을 표시하는 깃발 혹은 깃대를 가리킨다.

즉 사찰이란 말은 사원의 영역임을 나타내기 위해 절 마당에 배의 돛대와 같이 높은 장대를 세우던 데서 연유한 것이다.

사찰의 또다른 말인 가람은 범어 '상가라마'에서 왔으며, 승가람마(僧伽藍摩) 혹은 가람(伽藍)이라고 표현하였다.

사원(寺院)이라 말할 때 '원'은 주위에 둘러친 담을 뜻한다.

우리말인 '절'은 신라 눌지왕 때 묵호자가 불교를 가르친 모례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모례의 모는 털 모(毛)자와 같이 쓰는 말로 '털례'라고도 불렀다.

그의 집에 불상을 모셔놓고 수행을 했는데 이후 '털례'라는 말이 사원의 의미가 됐고 지금의 절이라는 말로 바뀌었다.

◇사찰에서 배우기

사찰은 기본적으로 불교에서 말하는 속세의 묻은 때를 하나씩 벗기기 위해 설계됐다.

자녀들에게는 '속세의 때'를 잘못한 것, 혹은 다른 사람을 미워하거나 나쁜 짓을 한 것 정도로 풀어주면 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사찰의 구조는 탑을 중심으로 건물을 짓는데 사찰을 방문해서 탑이 어느 곳에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사찰에 들어설 때

가는 순서대로 그 의미를 하나씩 알아보면 좋은 얘깃거리가 된다.

우선 문. 사찰에선 문이 갖는 의미가 매우 중요하다.

바로 '깨달음'을 얻는 공간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된다.

①일주문(一柱門)=흔히 산문(山門)이라고도 하는데, 절에 들어서면 맨 먼저 만나게 되는 문으로 절 이름이 적힌 현판이 걸려 있다.

이 문을 기준으로 일반 사람들이 사는 속세와 승려들이 사는 불교의 나라인 불국토가 나누어진다.

②금강문(金剛門)=인왕문(仁王門)이라고도 한다.

가람과 불법을 수호하는 두 명의 금강역사, 나라연금강을 볼 수 있다.

대개 이들은 상체를 벗고 손에는 금강경을 들고 아주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은 불법을 훼방하는 나쁜 세력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다.

문을 지나다 보면 좌우에 4명의 왕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문을 천왕문이라 한다.

③천왕문(天王門)=불교의 세계를 지키는 동서남북의 사천왕이 있는 문이다.

비파를 들고 있는 지국천왕(持國天王)은 동쪽을 지키는 왕으로 착한 사람에게 복을 주고 악한 사람에겐 벌을 주는 왕이다.

서쪽을 수호하는 광목천왕(廣目天王)은 악한 사람에게 고통을 주며, 칼을 들고 남쪽을 수호하는 증장천왕(增長天王)은 만물을 살리는 덕을 베푸는 왕이기도 하며, 탑을 들고 있는 다문천왕(多聞天王)은 북쪽을 지키며 어둠 속을 방황하는 중생을 구제한다.

▲사찰에 들어서서

사찰의 중심은 크게 불탑과 불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불탑은 부처나 이름난 승려의 시체를 화장하고 남은 유골, 곧 사리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불상은 부처의 모습을 새긴 것으로 이를 모신 집을 '불전' 혹은 '금당'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절은 칠당가람(七堂伽藍)이라고 해서 기본적으로 금당 외에 설법을 하는 강당이나 법당, 승려들이 정진하는 승당, 부엌과 창고인 후원, 욕실, 화장실인 측옥, 사찰의 입구인 산문과 총문, 삼문으로 구성된다.

탑과 불당의 배치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탑과 불당이 일직선상에 놓여 있으면 일탑(一塔)이라고 해서 부여의 금강사지나 정림사지가 있고, 탑이 동.서쪽으로 대칭해 서면 쌍탑식이라고 해 통일신라시대에 유행했다.

또 탑 하나에 금당이 셋일 경우엔 일탑 삼금당식으로 고구려의 대부분 절터와 경주 황룡사가 대표적인 구조이다.

다소 복잡해 보이더라도 미리 자료를 구해 가서 비교해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불당으로는 석가모니 부처를 모신 전각인 대웅전, 부처의 일생을 여덟 장면으로 나누어 그린 팔상도를 모신 사찰 전각 팔상전(영산회상도가 걸려 있어 영산전이라고도 한다), 질병의 고통을 없애주는 약사여래부처가 있는 약사전, 서방 극락정토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을 모시는 극락전(극락보전, 무량수전, 무량전, 아미타전이라고도 한다) 등이 있다.

김경호(체험교육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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