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표, 틈만 나면 대구·경북行

입력 2003-08-07 13:46:53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9일 대구와 경주를 찾는다. 당 대표 선출 사흘 째인 6월29일 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 합동 영결식 참석차 대구를 찾은 뒤 지난달 8일과 16일 시도지부장 이.취임식에 잇따라 참석했고 이후 채 한 달도 안돼 다시 찾는 셈이다. 당 대표가 된 뒤 벌써 네 번 째다.

명분은 코 앞으로 다가온 대구 U대회와 경주 EXPO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차원이라는 게 당 대표비서실의 설명. 행선지도 대구에서는 U대회 조직위, 경주에서는 EXPO 행사장 등 2곳으로 제한했고 저녁에는 민심청취 차원에서 지역 기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그의 방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대구.경북으로 대표되는 보수층에 대한 구애이자 '지역 홀대론'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 성격이 짙다는 관측이다. '원조보수'로 표방되는 최 대표의 리더십이 대구.경북에서 제대로 먹혀들고 있지 않은데다 "최 대표가 부산.경남을 우대하는 대신 대구.경북을 홀대하고 있다"는 지역 안팎의 여론도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최 대표는 지난달 30일 중앙당 출입 지방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선출직은 몰라도 임명직은 나름대로 지역적 안배를 위해 고심했다"고는 하나 지역 의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한 재선 의원은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을 비교할 때 상대적 소외감이 극심하다"며 "이를 하위직 인사로 메꾸려는 발상은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의원은 "최 대표가 취임 이후 인사에 매달렸다고는 하지만 당 심장부로서 대구.경북 배려에 궁색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최 대표가 대구.경북을 찾는 것은 내년 총선을 겨냥, 당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대구.경북 신당' 바람이 주춤하곤 있으나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감과 무소속을 지지하겠다는 여론층도 적지않아 원내 제1당의 위상을 확실히 다지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비록 일부 지역 의원들이 최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나 대구.경북이 당의 구심이란 점을 호소, 일각의 홀대론을 극복하겠다는 나름의 전략도 있는 듯하다.

대표비서실 관계자는 "최 대표가 이날 U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협력과 지원을 약속할 것으로 안다"며 "이와 함께 당내 대구.경북 비중과 위상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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