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택 대구기상대장-"대구 더위 대단하네요"

입력 2003-08-06 15:00:00

오랜 장마가 끝나고 8월 들어 대구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지난 3일 올 들어 가장 높은 34.7℃까지 올라가고 열대야 현상도 나타나는 등 여름다운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왔다.

여기에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축제인 대구U대회 개막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회성공의 관건이 될 수 있는 대회기간 중 기상상황도 관심거리.

이런 사정들 때문에 덩달아 바빠진 곳이 기상대. 대구기상대는 대회 기간동안 기상관련 지원단을 편성 운영하는 등 나름대로 지원활동을 한다.

지난 7월 대구에 부임한 최진택(55) 대구기상대 대장을 5일 오후 만나봤다.

-8월 들어 시작된 더위가 예사롭지 않은 것 같은데 언제쯤 한풀 꺾일 것으로 봅니까.

△소문으로 듣던 대구의 무더위를 요즘 실감하고 있습니다.

기상대 자료를 봤더니 대구는 예년에도 올 여름 못지않게 더웠습니다.

8월중 대구의 최고기온이 상순에 평균32℃, 중순31℃, 하순30℃로 30℃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이터만 봐도 알수 있습니다.

6일 비가 내리면 7일까지 이틀정도 무더위가 잠시 한풀 꺽이겠지만 이후에는 더위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그런데 최근 5년전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되기 시작하면서 장마가 끝난뒤에도 비가 더 오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 7월말까지 대구의 강수량은 1천198㎜로 평년의 1년 전체 양(1천28㎜)보다 많았습니다.

-U대회기간 동안 날씨는 어떻게 전망됩니까.

△8월하순부터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게되면서 기압골 통과로 인해 2, 3일 정도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회를 진행하기엔 좋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회기간중 대구지역 기온은 최고30℃, 최저21℃로 예상되고 있고 평균기온은 25℃로 지금보다는 2℃ 가량 떨어져 무더위는 지금보다 훨씬 수그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태풍이 들이닥칠 가능성은 없는지요.

△다소 걱정스런 점도 없지 않습니다.

예년의 경우 우리나라는 8월에 태풍이 평균 1, 2개 지나갑니다.

그 통과시기도 대부분 8월하순이어서 대회기간중 태풍의 통과가 우려되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태풍이 대회가 끝난 후에 오게될지 아직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기상청에서도 대구U대회 지원단을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지원 합니까.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 스포츠행사가 열리면 기상청은 지원단을 편성해 대회운영을 돕고 있습니다.

이번 U대회에도 기상청 예보국장을 단장으로 부산지방기상청의 지원을 받아 예보반, 기후정보반, 행정지원반, 통보반 등을 구성 기상예보활동을 강화합니다.

제가 통보반장을 맡습니다.

-구체적인 진행상황을 설명해주시지요.

△대구지역 4개경기장에 자동기상 관측장비를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구미와 김천은 기존의 관측시설을 이용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마쳤습니다.

이런 시설과 인력을 가동해서 경기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온도, 풍향 및 풍속, 습도, 강수량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체계를 갖춘 것입니다.

육상과 같은 기록경기와 테니스 등 구기종목은 날씨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상정보는 빼놓을 수 없는 항목입니다.

충남 예산이 고향인 최 대장은 천안에서 일반 행정직 공무원을 몇년간 하다 그만 두고 평소 관심이 있던 기상청 공무원으로 새로 공직을 시작했다고 한다.

매일매일 변화하는 날씨에 끌려 기상공무원을 선택한 그는 그동안 30년간 기상청에 근무하면서 지난95년 기상서기관으로 승진, 본청은 물론 광주, 대전, 부산 등 지방기상청을 두루 거쳤다.

그는 국가가 발전하고 선진국이 되기위해선 기술자를 우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행정·사법고시에 매달리는 젊은이들은 늘어나고 공대나 기초과학분야는 외면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슈퍼강대국인 미국은 물론이고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도 기초과학과 기술자를 우대하는 풍토를 조성해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정부가 최근 상위직 30%를 이공계 전공자로 채워나가겠다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고 부언했다.

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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