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장마 탓에 경북도 전역이 벼 병충해로 몸살을 앓고 있으나 환경오염을 이유로 항공방제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일부 시.군에선 피해발생이 급증해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도내 벼논에 설치된 150곳의 채집포에서 혹명나방과 흰등멸구 등 벼 해충을 채집, 분석한 결과 혹명나방 피해가 2만8천ha가 발생했으며 흰등멸구 1만5천800여ha, 잎도열병 1만5천여ha, 잎진무늬병 2만7천500여ha가 발생하는 등 도내 벼논이 극심한 병충해에 시달린다는 것.
지난해 발생한 병충해와 비교하면 2, 3배 늘어났으며, 지금까지 병충해를 입은 논은 전체면적 13만 3천여ha에 최저 11%(잎도열병.흰등멸구)에서 20%(혹명나방.잎진무늬병)가 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영주.봉화와 청송.영양 등 도내 일부 시.군의 경우 예산이 없어 항공방제를 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오지 산간 다락논은 오히려 벼 병충해 확산의 온상이 되고 있는 셈.
경남지역도 마찬가지로 합천의 경우 벼잎도열병, 흰등멸구, 혹명나방 등 5대 병해충이 창궐하고 있으나 해마다 실시해 온 벼 항공방제마저 없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벼농사는 노년층이 주로 경작하는 탓에 농약 살포를 위한 인력도 턱없이 부족해 적기방제도 어려운 실정이다.
항공방제가 크게 줄어든 이유는 정부가 올해부터 친환경농산물 생산과 환경오염 최소화 등을 이유로 벼 항공방제 예산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 일부 지자체는 자체 예산으로 항공방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나머지 시.군에선 돈이 없이 손을 대지 못하는 형편이다. 합천군도 지난해처럼 1억2천700여만원(국비 50%, 도비 15%, 군비.자부담 35%)의 예산을 편성했다가 국비가 없어지며 지방비도 함께 사라졌다.
문제는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권장키 위한 농림정책과는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농민들이 직접 방제작업을 하다보니 농약을 과다 살포, 오히려 잔류농약 함유 수치가 높아질 우려를 낳고 있다. 합천읍 ㅈ농약사에 따르면 "올해는 병해충이 극성을 부려 예년보다 판매량이 3배 늘었다"고 말했다.
합천군 초계면 농업경영인회장 안창규(41)씨는 "친환경이 오히려 생태계 파괴 등 유독성농산물 생산으로 뒤바뀐 꼴"이라며 "농약비 구입과 인건비도 고스란히 농민이 떠안았다"고 비난했다.
한편 경북도 농업기술원 남문식(33) 지도사는 "항공방제가 없는 오지 산간지역 논에서 병충해 발생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잎도열병이 벼농사에 치명적인 이삭도열병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세심한 방제가 시급하며 혹명나방 애벌레가 알에서 나오는 오는 10일까지 집중 방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영주.봉화 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