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 씀씀이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가계지출의 특징은 가계소득과 생활양상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번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를 살펴보면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것. 요즘 가계 트렌드는 밥상은 거지(?) 처럼 막 차려도 휴대전화는 최신형으로 계속 바꿔주면서 가구마다 통신비를 둘러 싼 갈등이 적잖게 드러나는 실정. 각 시대별 우리나라 가계소비는 어떤 특성을 띠고 있었는지, 당시의 시대상과 연결시켜 살펴본다.
◇2000년대 개인의 만족 시대-문화, 레저비 증가
1990년대부터 여가시간이 늘고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문화나 레저.스포츠 활동에 대한 가계소비가 많이 늘었다.
주5일 근무제 등이 확산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21세기 유망직종의 하나가 관광으로 떠오를 만큼 이것과 연관해 교양오락비의 지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1981년까지 2.0% 미만으로 유지되던 교양오락비는 1982년 3.0%, 1992년 5.0%대로 올라선 이후 꾸준히 5.0% 전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교양오락비 자체는 2000년 월 8만원대로 증가했다.
가장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잡은 영화관의 경우 지난 6월28일 국내 한 영화복합상영관은 하루 동안 3만1천372명의 관객을 끌어들여 사상 최대의 기록을 내기도 했다.
요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라인스케이트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국내 인라이너 인구는 약 100만~150만명에 인터넷 동호회 수만도 2천개가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
바깥에서 여가를 즐기는 인구들이 늘면서 즉석식품 시장의 덩치도 커지고 있다.
즉석밥은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매출 예상규모는 1천50억원 정도. 즉석국도 비슷한 성장세를 보이며 180억원대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레토르트 식품도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600억원대의 매출고를 올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움직이면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테이크아웃 시장도 매우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덩치가 커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테이크아웃 상품인 커피의 경우 현재 시장 규모가 1천20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외식업계 테이크아웃 시장도 현재 매출규모가 300억원으로 내년에는 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말을 조용한 자연 속에서 가족과 보내려는 레저객들이 늘면서 자연휴양림 수요도 폭증해 2003년 7월초 현재 전국 165개소에 이용자는 400만명을 넘어섰다.
최근 레저인구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펜션, 전국 유명휴양지에서 공급중인 펜션만 모두 45개 단지, 1천700여개동에 이른다
지난 1989년 12월 해외여행자유화 조치가 실시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해외여행객의 씀씀이도 가계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젊은 시절 해외여행이 하나의 필수품이 되고 다양한 내용의 해외여행이 늘면서 국외소비 지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 지난 1990년 가계소비에서 1.6%를 차지했던 거주자 국외소비 지출(우리나라 국민들이 해외에 나가 쓰는 지출액)은 IMF 전후를 제외하고는 전년 대비 30~50%까지 성장세를 보였다.
2001년 개별여행객의 총지출경비는 191만원으로 전년의 165만원보다 증가했다.
◇90년대 24시간 대기-정보통신비 폭증
1982년 가계 소비지출의 1.3%를 차지한 통신비는 이후 소폭으로 계속 증가해 왔다.
1990년 이후 가계지출 가운데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여 가계소비 전체에 대한 지출비중은 1990년 1.5%에서 2002년에는 6.0%로 지출비중이 4배까지 증가했다.
이것은 1993년 이후 PC보급이 확대되고 1997년 이후에는 휴대전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내에 무선호출 서비스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82년. 당시엔 호출기 가격만 20만원을 넘어 소수의 사람들만이 갖고 있던 귀중품이었다.
그러던 것이 1993년 사업자가 전국적으로 12개사(012, 015)로 늘어나면서 가입자가 폭증하면서 1992년 145만명이던 것이 불과 3년만인 1995년엔 1천만명을, 97년에는 1천500만명을 돌파하면서 피크를 이루었다.
현재는 그 명성을 휴대전화에게 넘겨주고 의사나 간호사 등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6만8천명 정도가 가입돼 있으며 이마저도 감소추세다.
1984년 차량 휴대전화로 시작한 국내 휴대전화 사업은 1988년 최초로 휴대전화 서비스가 시작됐다.
1995년 이미 1천만 가입자를 돌파했고, 작년 휴대전화 가입자는 3천만명을 넘어섰다.
2000년 PC구입은 460만 여대로 전년도에 비해 180만대나 늘어 59.7%의 신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실가동대수가 1천125만대로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도달하면서 2001년 PC 보급은 383만 여대로 16.7%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2002년에도 이어져 예상 추정치는 240만대 정도다.
인터넷 이용자는 지난 1996년 73만 여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시작한 이래 줄곧 성장세를 보여 2000년 190만 여명, 2001년 243만 여명, 2002년 262만 여명의 이용자가 있었지만, 증가세는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80년대, '마이카' 붐 - 교통비 증가
경제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우리의 생활수준도 대폭 향상됐다.
1986년에는 아시안게임, 1988년에는 서울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세계 속으로 가는 한국의 위상을 표명하기도 했다.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자동차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른바 '마이카' 붐이 일었다.
자가용 운행이 늘면서 대중교통에 대한 수요는 자연적으로 감소하게 됐다.
1982년 가계소비지출의 5.2%를 차지했던 공공교통비는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인 반면 개인교통비는 1982년 당시 0.2%에 불과했으나 2002년에는 가계 소비지출의 6.0%를 차지했다.
자동차 등록대수를 보더라도 1966년 4만9천대이던 것이 2003년 4월말 현재 1천428만7천855대였다.
이는 무려 290배나 차량이 증가한 것. 특히 자가용은 7대에서 1천1만5천790대로 무려 140만배로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 4.8명당 승용차를 1대꼴로 보유한 꼴. 우리나라 승용차 보유는 88년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했고 이때부터 자동차가 급증, 6년만인 94년 500만대를 넘어섰다.
97년은 외환위기로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2000년 이후에 연간 100만대씩 급증하며 승용차 1천만대 시대를 열었다.
대구 지역의 승용차 보급대수는 4월말 현재 57만대였다.
◇60/70년대, 먹고 살아야-엥겔계수 높은 수준 유지
1963년 전체 가계소비지출에서 식료품 구입비의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계수는 61.3%. 하루하루 끼니 걱정에 바빴던 시절이기에 경제개발이 시작되면서 생긴 소득중 많은 부분이 식료품 구입에 소비됐다.
1970년대 들어 엥겔계수가 50.0% 아래로 떨어진 뒤 1975년 48.8%, 1980년 43.2%였던 엥겔계수는 이후 꾸준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1990년대 들어서야 30.0%대 이하로 떨어져 문화생활을 영위하는 수준에 돌입했다.
2000년 엥겔계수는 27.4%, 2001년 26.5%, 2002년 26.3% 이다.
식료품비 지출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에 비해 전체 식료품비에서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했다.
1960년대 중반 1.0%대이던 외식비 지출은 1969년 2.0%로 진입했고, 1987년에는 12.9%를 차지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계속 증가하던 외식비 비중은 IMF 직후인 1998년 34.2%를 기록해 한해 전인 1997년의 38.1%보다 감소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1999년부터 37.6%로 회복세를 기록한 외식비는 2000년 들어 40.0% 이상을 줄곧 기록해오고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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