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자원을 공유하는 시대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핵심이 '그리드(GRID)' 기술이다.
그리드는 올해 초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가 발행하는 '테크놀로지 리뷰' 최신호가 선정한 '새롭게 떠오르는 10대 신기술'중 하나로 선정됐다.
인터넷 보급의 기폭제가 된 월드와이드웹(www)을 한 단계 뛰어넘는 차세대 인터넷 구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관련 학술활동도 활발해 경북대 고에너지물리연구소(소장 손동철 물리학과 교수)는 22∼23일 경북대에서 '제2회 국제고에너지물리 데이터그리드 워크숍'을 연다.
◇그리드란=그리드(Grid)는 '격자'또는 '창살'이라는 뜻이다.
그리드 기술은 서로 멀리 떨어진 슈퍼컴퓨터,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고가의 연구기자재 등을 서로 연결시켜 하나의 시스템처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초고속네트워크로 개인이나 연구기관 등에 흩어져있는 컴퓨터와 DB 등을 격자처럼 엮어 공유하자는 개념. 물론 사용자는 검색한 하드웨어를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우주탐사, 바이오나노물질분석, 자원탐사, 기상예측 등 초대형 과학연구 프로젝트에서 슈퍼컴퓨터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그러나 데이터의 양이 엄청나 일반컴퓨터로는 처리할 수가 없고 비용도 엄청나게 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에 흩어져있는 수많은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묶어 초고성능 컴퓨터와 동일한 효과를 얻자는 것이 그리드기술이다.
◇어디에 응용되나=그리드 활용분야는 대규모의 컴퓨팅 자원을 요구하는 바이오, 환경, 나노, 영화 산업 등 다양하다.
현재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 비지니스가 되는 바이오 그리드가 그리드 응용 연구를 주도하고있다.
물론 고에너지 물리 연구같은 과학기술 연구는 정부주도의 국책 연구 형태로 미국 및 EU 등에서 추진하고 있다.
국내는 이제 시작단계이고 국가 그리드 사업 추진 규모 또한 그리드를 필요로하는 응용 모두 충분히 지원할 수있는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드를 통한 실제 문제 해결보다는 그리드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인프라로 활용되고있다.
국제간에도 그리드인프라구축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13개국 41개 연구기관이 보유중인 3000대 이상의 고성능컴퓨터를 그리드 기술로 묶어 무려 10테라플롭스(1테라=1000기가)에 달하는 초고성능슈퍼컴퓨터 능력을 확보했다.
이는 1초에 10조번의 연산을 할수 있는 능력이다.
◇국제 고에너지물리 데이터그리드 워크숍=22∼23일 경북대에서 열리는 제2회 국제고에너지물리 데이터그리드 워크숍에는 유럽연합(EU)과 미국, 호주, 일본, 중국 등 6개국의 관련 학자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워크숍이다.
이번 워크숍은 2007년 대형강입자충돌실험(LHC)의 지역데이터센터 구성을 위한 것으로 경북대가 아시아지역 데이터센터가 된다.
경북대 고에너지물리연구소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실시한 2002년도 사업공모에서 '국가 고에너지물리데이터 그리드기반구축' 과제가 선정돼 국가그리드기반구축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외 현황=우리나라에선 지난해부터 정보통신부에서 그리드기술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5년간 43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그리드인프라구축 등 핵심기술 개발을 주관하고 있다.
아직은 그리드 인프라구축 초기단계에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팅센터 박형우 그리드연구실장은 "올해는 KISTI, 서울대, KAIST, 포항공대, 전북대, 동명정보대, 서울시립대, 금호슈퍼컴센터, 명지대 등 9개 기관의 컴퓨팅 자원을 중심으로 그리드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 보유 슈퍼컴퓨팅 자원의 이용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세계는 차세대 인터넷 기술로 평가받는 그리드기반기술 구축을 위한 투자를 범국가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ITBL(IT Based Laboratory)로 이름붙인 사업을 통해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를위해 작년에 그리드기술연구소(GTRC)를 설립하기도 했다.
영국도 지난해 '국가 e사이언스센터'를 설립해 그리드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박형우 실장은 "올해 국내 9개 기관이 참여하더라도 아직은 각 기관이 기존의 인터넷 방식의 컴퓨팅 서비스를 하면서 그리드 컴퓨팅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그리드 기술의 효과를 100% 발휘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슈퍼컴퓨터 공동활용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1년에 3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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