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는 사회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학 입시에서 우수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는 까닭이 어디에 있는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해도 무리는 아닐 게다.
낮은 보상소득과 사회적 지위 약화, 고용 불안, 열악한 연구 환경 등이 그 골을 깊게 하고 있다.
출셋길이 막혀 있으니 이공계 진학으로 인생의 승부를 걸려는 인재가 적을 수밖에 없다.
지방대 의대의 합격선이 서울대 공대보다 높아진 게 현실이듯이, 이공계를 선택하더라도 의대로만 몰리는 분위기를 좌시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정부는 최근 공무원 채용과 승진에서 이공계 출신을 우대하겠다며, 5급 이상 50% 채용, 중앙부처 국장급 30% 배정, 2007년까지 기술·행정고시 통합 등의 정책 대안을 내놓았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 국가 현안으로 등장해 논란을 빚은 지 오래지만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우수 학생의 이공계 대학 진학을 유인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과학기술인들은 기술직 공무원의 공직 진출 확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공계의 공직 진출 확대 효과는 응답자 중 75%가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할 것으로 봤다.
활동 분야도 71%가 '모든 행정 분야'라고 응답, 인문계 출신에 비해 그 업무 능력이 '플러스 알파'를 갖는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공계 출신의 공직 진출이 저조한 까닭은 진입 장벽(42%), 불합리한 직제 등 이공계 천시 분위기(39%), 공직 행정시스템의 사회적 편견(19%) 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지식의 활용(47%)과 분석적 능력과 합리성(46%) 등이 이공계 공직자의 유리한 점으로 꼽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이공계 인력이 고위직에 오르기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앙행정기관의 1급 공무원은 9.7%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늘날 우리의 경제를 이 정도로 발전시킨 원동력은 이공계 출신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까운 나라들을 보더라도 그렇다.
일본은 기초에 충실하고 전문가를 우대한다.
특히 과학기술인 양성을 국가적 과제로 삼는 중국은 국가 지도자로 이공계 출신들을 대거 기용하는 나라다.
우리의 미래도 이공계 인력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면, '이공계 우대'가 구두선이 돼서는 안 된다.
다만 이공계 우대만의 단면적 시각에 빠지지 않고 공직 인사제도와 국가의 인적지원 개발이라는 보다 거시적·종합적인 대책과 '균형감각'이 따라야만 하리라.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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