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재선그룹 의원들이 당의 대여 온건 기류에 반발, 독자적인 세력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홍준표 의원은 4일 "당이 대북송금 사건, 대선자금 문제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도리어 방탄국회를 열어주는 데 합의하는 등 야당임을 포기한 것 같다"며 "이런식이라면 오는 10월쯤 '선명야당'을 지향하는 비주류 그룹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독자세력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로는 이재오, 홍준표, 김문수, 정형근, 이윤성 의원 등 재선급 의원들로 지난달 말 특검법 재의 및 민주당 정대철 대표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면서 한나라당이 밝힌 미온적 입장에 반발했던 인물들이다.이들은 최근 '선명야당'의 기치를 내걸고 대여 강경 투쟁을 한 목소리로 주장해 왔다. 일각에서는 독자모임설에 연루된 의원들이 모두 지난 당직개편에서 '낙오'된 인사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당내 역학구도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지도부가 최근 정책정당을 지향하면서 당직에 기용된 초선의원들에게는 '관리자'역할을 시키고 우리에게는 대여투쟁에 나서달라고 거듭 촉구하고 있다"며 "뒷전에 있는 초선의원들을 대신해 2.3선 의원들이 총알받이가 될 형편"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비주류 2.3선 의원들의 독자세력화는 지난달 말부터 서서히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최 대표가 "재석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이상 찬성해야 하나 의석분포상 어렵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새 특검법 처리에 대해 양보하는 듯한 입장을 보이자 재선급 의원들 다수가 발끈하고 나선 것. 일부 의원들은 이날 "특검법 추진에 당론을 바꿀 수는 없다. 원칙대로 재의결에 부쳐 새 특검법안을 통과시키자"며 최 대표의 결정에 반대했다.
민주당 정 대표의 검찰출석과 맞물려 있는 8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에 있어서도 임인배, 안상수, 김용균, 남경필, 나오연 ,홍준표 등 '비주류' 의원들은 '8월 방탄국회 거부, 체포안 처리'를 요구하며 지도부를 흔들기도 했다.
재선급 '비주류' 의원들의 독자노선 채택이 실현될 경우 당내 역학구도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한 당직자는 "대표경선에서 탈락한 서청원 전 대표가 이미 비주류 행보에 나서고 최 대표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재선그룹 마저 비주류 연대를 구성할 경우 자칫 리더쉽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며 비주류 모임설을 걱정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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