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 농촌들녘이 병충해로 들끓고 있다. 자칫 방제 적기를 놓칠 경우 올 가을엔 '쭉정이 벼'와 '해골초 고추'.'속빈 참깨'들만 수확될 것이란 우려로 방제당국과 농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또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수온상승기에 접어들면서 해안가 양식장의 어류 발병이 우려되자 어민들도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안동시농업기술센터는 최근 병해충 예찰 조사결과, 벼 이삭이 패고 열매가 맺기 시작했지만 벼 줄기의 즙을 빨아먹어 생육에 치명적인 해를 입히는 벼 희등멸구가 지난해보다 16일 빨리 나타나고 발생량도 지난해보다 90배 증가한 180마리나 발견됐다는 것.
또 흑명나방도 56배가 늘어난 112마리로 조사되고 도열병도 고온이 계속될 경우 급속도로 퍼질 것으로 우려해 방제 적기를 놓칠 경우 자칫 '쭉정이 벼' 발생이 우려된다고 밝히고 있다.
포항시도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혹명나방이 급속히 확산되자 최근 농업기술센터에서 '혹명나방 긴급방제 대책회의'를 열었다. 7월 중순부터 중국에서 날아온 이 해충은 전 재배면적(9천106ha)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5일쯤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포항시는 우선 예비비 4억5천만원으로 항공방제를 추가 실시하는 한편 혹명나방 방제용 입제 농약을 구입, 농민들에게 긴급 지급키로 했다. 혹명나방은 유충이 엽액을 따라 잎을 갉아먹어 잎뒷면 표피만 남긴 채 잎이 똘똘말려 죽게 됨에따라 농민들은 일명 '똘똘말이 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추 병충해도 만연하고있다. 안동농업기술센터가 최근 시내 전지역에서 실시한 고추작황 조사 결과 역병이 지난해 대비 10%이상 증가하는 등 세균성 병해가 급격히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직.남후.임동면 지역과 저지대 논고추 재배 지역에는 습해로 인해 역병이 창궐, 첫 수확도 하지 못한체 고추를 통째로 뽑고 밭을 갈아엎고 있는 농가가 속출하는 실정이다.
참깨도 불순한 일기에 따라 성장이 저조하고 오갈병 등 병해로 포기째 고사하는 밭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2모작 참깨에 집중적으로 나타나 대량 감수 피해와 수확불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농업기술센터 권기수씨는 "올해는 도열병과 흰등멸구를 비롯한 멸구류 등 각종 농작물 병해충 발생이 급속히 증가돼 방제시기를 놓칠 경우 수량감소와 쭉정이 등 품질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철저한 방제를 당부했다.
동해안 양식장에도 어병 발생으로 비상이 걸렸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장마로 동해안 연안에 형성됐던 냉수대가 소멸되면서 수온상승에 따른 어병이 우려된다며, 어민들에게 치어를 양식장에 입식할 경우 약욕을 실시하는 한편 비타민이 풍부한 사료를 먹일 것을 주문했다.
또 성어의 경우 적조가 오기전에 출하하고 가두리 주변 해역이 갈색을 띨 경우 먹이 공급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함께 지난주 경남 통영 연안 가두리 양식장에서 무해성 적조로 우럭과 참돔 4만여마리가 집단 폐사하자 동해안 어민들이 더욱 긴장하고 있다.
해수청은 이번 폐사가 장마로 무해성 플랑크톤이 광합성 활동을 못해 산소를 생산하지 못하면서 바닷물 속 용존산소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양식어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는 것. 게다가 올해는 긴 장마로 영양염류가 풍부한 다량의 육상 오염물질이 대거 바다로 유입돼 대규모 적조발생도 예상된다.
임성남.정경구.이상원.엄재진기자
(사진설명)
장마가 물러가고 무더운 여름 날씨가 찾아오자 경북 경주시 서현동 벼논에서 농민들이 병충해 방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채근기자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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