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실화'...아파트 경매 물건 급증

입력 2003-08-02 09:57:03

신용카드 사용료나 집을 담보로 빌려 쓴 돈을 제 때 갚지 못해 경매처분 당하는 아파트가 갈수록 증가, 지난 5월부터는 100가구를 넘어서고 있어 가계부실에 따른 가정파탄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부동산경매 전문컨설턴트인 법무법인 한솔합동법률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지법 경매계에 입찰매물로 나온 아파트는 20평형 75가구, 30평형 20가구, 40평형대 13가구 등 108가구로 지난해 같은기간 84가구에 비해 22% 가량 증가하는 양상이라는 것. 전달(5월)에도 20평형 73가구, 30평형 26가구, 40평형 이상 8가구 등 107가구의 아파트가 대구지법 경매에 올라 전년도 같은기간(77건)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 1~4월에도 20~60평형대 아파트 279가구가 경매돼 지난해 같은기간 248가구에 비해서는 11%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처럼 최근 법원 경매물로 나오는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빠지면서 가계수입이 줄어 신용카드 사용료를 연체하거나 살고있는 집을 담보로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가구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비율축소와 함께 채권 회수, 카드사들의 회원금융관련 정보교류에 따른 '카드론' 제한 등으로 '부실 속 추가 대출' 길이 막히면서 어쩔수 없이 살고있는 아파트를 채권자에게 내놓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를 반영하듯 해당 아파트를 경매신청 하는 채권자는 대부분이 금융기관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하반기 접어들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법원경매가 이뤄지기까지 5~6개월 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올 상반기 중 집중 발생한 가계부실채권의 담보부동산에 대한 경매가 올 하반기 중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솔합동벌률사무소 관계자는 "상가나 단독주택의 경우 담보대출이 거의 안 되는 반면 아파트는 대출이 쉬운 점 때문에 가계 난 극복을 위해 무턱대고 담보대출을 받고는 제때 돈을 갚지 못해 가족들의 생활공간을 내던지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다"면서 "올 하반기 법원 경매시장에는 아파트가 넘쳐날 것"으로 전망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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