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사각지대 밝혀드립니다"

입력 2003-08-02 08:38:39

한의사와 자원봉사자 각각 100여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의료봉사단이 구미에서 무료 한방치료 활동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밝은세상 의료봉사단(단장 허성우)은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경북 구미시 고아읍 현일고교 체육관에서 농민과 공단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한방치료를 벌이고 있다.

동국대 한의대 침구학회와 민족의학연구소 등의 한의사들로 구성된 봉사단은 하루 평균 600여명, 5일동안 3천여명의 환자들을 치료할 예정이다.

본업은 한의사가 아니지만 후배 한의사들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을 이끌고 내려온 허성우(42)단장은 이곳 구미가 고향이다

고향의 어른들 대부분이 힘든 농사일 때문에 얻은 '농부증(農夫症)'을 고쳐 드리겠다는 것이다.

밝은세상 의료봉사단은 이참에 공단근로자나 부모들을 대상으로 중풍과 치매는 물론 농부증·혈압·요통 등을 무료로 진료하고 환약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허 단장은 본래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졸업후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 끝에 선진 외국의 정치학을 공부한다며 지난 94년 미국으로 떠났던 것. 95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공화당의 대선(밥 돌 후보)캠프에 몸을 담기도 했다.

4년여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이후 허 단장은 현재 NGO 단체인 녹색대학의 연구위원직을 맡고 있다.

밝은세상 의료봉사단의 구미에서의 의료봉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허 단장은 4년전부터 격주 간격으로 10여명의 미니 진료단을 이끌고 내려와 구미시내는 물론 읍·면 지역까지 돌며 지금까지 3만여명의 환자들을 진료했다.

의료봉사단 박애경(42) 팀장은 "그동안 구미지역에 의료봉사를 올 때 마다 신청자가 너무 많이 밀린 점을 감안, 이번에는 대규모 의료봉사단을 꾸리게 됐다"면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크게 호전됐다는 소리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진료를 희망하는 농민이나 근로자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 진료 장소에 오면 혈압과 당뇨 등의 기본 검사와 무료 진료는 물론 투약,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해 구미시 개인택시조합 회원 1천여명이 교통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허 단장은 "처음엔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들도 있었지만, 4년째인 이제는 마을 이장님들이 먼저 '와달라'고 부탁하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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