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인스케이트 전문점 '프리원'의 오세훈(27)씨는 어렸을 적부터의 취미인 레저스포츠를 사업으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그의 가게는 창업 2년여만에 대구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인라인스케이트 전문점 중 하나로 올라섰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가 결국 가장 훌륭한 창업 아이템이었던 것.
오씨는 대구 산격동 본점 이외에 지난 2월 동성로에 직영점을 냈고 이번 달엔 구미에 또 하나의 점포를 낼 예정이다.
밀려드는 고객들 때문. 인터넷 주문도 받고 있어 고객이 가게 주변 동네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대구·경북은 물론 부산·경남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온다.
오씨 가게에서 물건을 산 손님 중 절반 이상이 외지 사람들. 문을 열고 있는 가게 2개에서 월 1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출액 중 수익률은 30~40%.
2년제 대학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친 직후이던 2001년 3월, 그는 즐겁게 할 수 있을 일을 찾은 끝에 '스포츠 용품점'을 열었다.
산업디자인쪽으로의 취업도 생각했지만 스포츠용품 분야에 더 자신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레저스포츠를 좋아해 중학교 시절부터 스키를 탔고 대학 땐 스킨스쿠버도 했습니다.
내가 잘 아는 분야라 수요를 찾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이 분야에선 즐거운 마음으로 일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잘 할 것 같은 기대 속에 점포 임차료와 상품 구입비 등 1억5천만원을 개업 준비에 넣었다.
적잖은 돈이었지만 앞으로 레저스포츠 분야가 가장 전망있는 사업이라 강조하면서 아버지를 설득, 그리 어렵잖게 돈을 마련했다.
하지만 역시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었다.
개업 직후 석달 동안 적자의 연속이었다.
"단번에 올라서리라는 기대는 않았지만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문제는 역시 인지도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인지도 개선을 위해 백화점 납품에 승부를 걸었고, 백화점 쪽에서 널리 알려지면서 곧 흑자가 나타났습니다".
운도 따랐다.
개업 이듬해이던 2002년부터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에 인라인스케이트 열풍이 불었다.
사려는 사람이 줄을 서고 물건이 없어 못파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때 오씨는 발빠르게 '인라인스케이트 전문점'으로 영업 전략까지 바꿨다.
등산용품 등 자신이 조금 덜 아는 레저스포츠 용품은 과감히 정리한 것.
그러나 자발 수요만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수요를 받쳐줄 또다른 수단이 필요했던 것.
"인라인스케이트 열풍이 불면 관련 가게들이 잇따라 생겨나기 마련이잖습니까. 그런 상황에서도 이겨내려면 다른 곳과의 차별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방과 보호대 등 서비스품을 우리 가게에서 직접 제작해 손님에게 드렸지요. 그렇게 하면 수익성이 훨씬 떨어지지만, 바로 앞만 보고 살아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오씨는 발 성형기도 들여 손님의 발 모형을 정확하게 뜬 뒤 이에 맞춰 인라인스케이트를 만들어 준다고 했다.
덕분에 소문 들은 사람들은 멀리서까지 물어 물어 찾아 온다는 것. 그리고 오씨의 칠칙 중 하나는 이른바 '메이커' 제품만 취급하는 것이었다.
지명도가 떨어지는 회사 제품은 수익성은 높지만 얼마 못가 소비자 불신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고 했다.
지금 오씨 가게는 서울 이외 지역에서 유일한 인라인하키협회 지정점이다.
발로 뛰면서 인라인 동호인들을 모집하고 가게를 전문화시킨 덕분.
그러나 오씨는 사업이 쉽잖음을 매일 같이 느낀다고 했다.
그리고 조그만 판단 잘못때문에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항상 경계한다고 했다.
"현금을 줘야만 공장에서 물건을 사 올 수 있습니다.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큰 부담입니다.
안 팔리면 직격탄이 날아옵니다.
한번에 몇억원씩 현금을 주고 물건을 사와야 하는 현실에서 매출이 부진하면 그대로 끝이 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는 스포츠용품점의 폐업률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현금으로 물건을 사야 하는만큼 재고가 약간만 쌓여도 자금 부담때문에 며칠을 못버틴다는 것이다.
"가끔 나이 드신 어른들이 찾아 와 '요즘 이 업종이 잘된다고 하니 나도 하고 싶다'며 상담을 요청해 올 때는 난감해집니다.
비록 주5일 근무제 등으로 레저산업 쪽 전망이 밝긴 하지만 일단 주의해야 합니다.
레저스포츠 연령층은 거의 20, 30대여서 40대 이상이 이 업종에서 창업하기엔 고려할 점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는 제품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인라인하키 경기장을 직접 만들려는 목표도 갖고 있었다.
투자를 해야 미래가 만들어진다는 것.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하키를 하려는 동호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인라인하키는 운동량이 많고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전망이 밝은 레저스포츠지요. 그러나 아직은 운동할 곳이 마땅찮습니다.
더 열심히 뛰어 몇년 안에는 꼭 경기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053)956-1930.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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