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10일간 수유 '예방주사' 효과

입력 2003-07-31 15:12:25

모유수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1998년 기준)에 따르면 국내 모유수유율은 15.4%. 50~70%에 이르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이다.

그러나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99년 국내에 국제모유수유전문가 배출되고 여러 단체에서 캠페인을 벌이면서 모유수유 열풍이 불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모유수유율이 30% 이상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많은 사람들이 모유수유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거나 인식부족으로 모유수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모유수유주간(8월1~7일)을 맞아 모유수유의 상식과 장점을 알아본다.

▨모유수유 상식, 아직 낙제점

대한소아과학회가 2000년 전국 임신부 1천290명을 대상으로 모유수유 상식을 평가한 결과 평균점수는 59.7점에 불과했다.

특히 모유수유 방법에 대한 평균점은 45.3점이었고, '물젖이라도 수유하면 좋다'는 문항을 맞힌 엄마는 17.4%에 불과했다.

잘못된 상식 몇가지를 꼽아본다.

△신생아는 굶겨라→신생아를 굶기면 태변이 잘 나오고 건강해진다는 것은 미신(迷信). 출생 직후부터 '빈 젖'이라도 빨게 해야 한다.

△물젖을 먹이면 안 된다→젖을 빨리면 처음엔 유당이 풍부해 물 같은 전유(前乳)가 나오다가 차츰 지방이 많은 고칼로리의 후유(後乳)가 나온다.

전유만 먹이면 물 같은 대변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젖을 먹일 땐 한쪽 젖을 충분히 오래 빨린 뒤 다른 쪽 젖을 빨려 아기가 전유와 후유를 골고루 먹게 해야 한다.

△황달이 생기면 모유를 끊어라→출생 1주 이전 황달은 모유가 부족해 생기므로 더 많이 먹여야 한다.

생후 1주일 이후 모유로 인한 황달이 생겨도 수유를 중단할 필요는 없다.

△체중이 적으면 분유를 먹이는 게 좋다→첫 6개월은 모유를 먹이나 분유를 먹이나 몸무게 차가 없다.

몸무게가 적으면 모유를 더 열심히 빨리고, 모유량을 증가시키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약을 먹을 땐 수유를 중단해야 한다→대부분의 약은 모유 수유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약을 복용해야 할 때는 의사에게 수유 중임을 밝히고 안전한 약을 처방해 달라고 요청하는 게 좋다.

▨모유수유 이래서 좋다

모유는 영양면에서 최상의 음식일 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에 없는 면역물질을 제공하기 때문에 평생 건강의 밑거름이 된다.

모유에 함유된 단백질은 아기의 성장과 뇌발달을 도와주며 소화 흡수도 잘된다.

모유 속에는 성장에 필요한 불포화지방산과 리놀레산으로 불리는 필수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다.

특히 초유 수유가 강조되는데 출생후 7~10일간 분비되는 초유는 아기가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첫 예방주사와도 같다.

모유수유는 건강뿐만 아니라 감성 발달에도 큰 도움을 준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기에게 2, 3년간 젖을 먹인 경우 엄마와 아기가 매우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기의 감성지수와 지능지수도 높아진다.

지난 92년 영국 아동보건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유를 먹고 자란 아기는 분유를 먹고 자란 아기에 비해 7, 8세 무렵의 지능지수가 8.3이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모유수유는 엄마에게도 좋다.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유방암은 분유 수유하는 엄마가 모유 수유하는 엄마에 비해 2배 높고, 난소암은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칼슘대사가 왕성해져 골다공증을 예방해준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