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紀 실종…武器庫까지 털리다니

입력 2003-07-31 14:04:13

경남 하동군 예비군 관리대대의 무기고에서 M16 소총 3정이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군기강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이 예비군 관리대대는 출퇴근하는 상근예비역이 160명이나 되는 등 외부노출이 잦은 곳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부대보다 철저한 무기관리가 요구되는 곳인데도 정확하게 언제 도난당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지난 29일 밤에 예비군 중대가 향토방위훈련을 마치고 총기를 반납하는 과정에서 3정이 도난당한걸 처음 알았는데 이 부대 대대장은 지난 26일 무기고 확인 결과 이상이 없었다고 진술을 해 결국 26일 이후부터 29일사이에 도난당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는 결과적으로 무기고 점검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얘기로 귀착되면서 부대의 무기 관리가 그만큼 허술했다는 방증이 된다.

예비군 관리대대의 무기점검은 대대장은 1주일에 한번, 군수장교와 보급관은 매일 무기고를 점검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대구 권총강도사건을 계기로 서울 청계천에선 돈만 주면 어떤 무기도 구입이 가능하다는게 밝혀진 것으로 미뤄봐 이번 도난 소총도 이런 밀매조직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또 위험을 무릅쓰고 총기를 빼냈다면 범죄도구 이외에 달리 다른 방도는 없어 보이기에 언제 무슨 사건이 터질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지난 3월의 모 은행 강도범들이 사용한 총기도 수방사에서 훔친 K2 소총이었고 탄약은 해병사단 탄약고에서 꺼내온 것이었음이 드러난바 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도대체 군 지휘관들은 무얼 했기에 이러도록 군 기강이 엉망인가. 총기 관리의 허술함이 비단 이곳 뿐일까 하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군 장성들의 뇌물사슬 비리에 이어 군내 성추행 물의를 빚더니 이번엔 무기고까지 털렸다는건 적에게 아군들의 목숨을 내준 것이나 다름없다.

국방장관은 특단의 무기관리 대책을 세우고 이번 사건의 경위도 철저히 추궁, 일벌백계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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