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부속실장'향응' 진상조사 지시

입력 2003-07-31 11:44:04

노무현 대통령은 31일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향응 파문과 관련,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진상재조사와 8인사조치를 지시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진상을 정확히 파악해서 재조사할 것과 그 결과를 인사위에 회부해서 8월말의 정기인사에 반영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청와대는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측근인사의 향응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신속한 재조사에 나서는 한편 여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 실장은 재조사결과에 따라 문책인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변인은 "양 부속실장에 대한 재조사는 청탁여부를 포함한 사건전체를 재확인하라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말은 모임이 이어져서 개인적으로 빠지기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지만 함께 어울려서 술마신 것은 논란이 될 수 있으므로 주위가 환기돼야 다는 차원에서 말씀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양 실장의 향응파문을 사전에 인지하고 자체조사를 거쳐 청와대 윤리담당관인 이호철 민정1비서관을 통해 구두주의조치만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변인은 1차조사결과는 문희상 비서실장에게는 보고됐지만 노 대통령에게 보고되지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양 실장은 이날 해명서를 통해 "지난 달 28일 충북청주를 방문한 것은 국민경선과정에서 함께 노력했던 오모씨로부터 고생했던 사람들을 격려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내려간 것"이라면서 청탁의혹을 제기한 이모씨에 대해서는 "경찰의 수사를 받고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양 실장은 또 "청와대 윤리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수사무마를 명목으로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술자리에는 조세탈루혐의 등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있던 이모씨가 동석, 청탁의혹이 제기됐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 경찰조사 지방유지에 향응 받아

대통령을 최측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던 지방의 유지가 운영하는 술집과 호텔에서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일주일여 뒤에 파악하고 사실확인조사에 나서 진상을 파악하고도 당사자에 대한 주의조치만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광주에서의 노풍을 이끌어낸 일등공신인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지난 달 28일 충북 청주시에서 대선당시 노 대통령 선거운동을 했던 민주당 충북도지부 간부 등과 유흥업소에서 술자리를 함께 하고 향응을 접대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는 조세포탈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던 이 업소의 사장도 자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탁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양 실장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국민경선 과정에서 고생했던 사람들을 격려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내려갔던 것"이라면서 "술자리를 함께 한 것은 사실이지만 수사무마청탁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지난 5월부터 윤리강령을 시행하면서 3만원이상의 금전과 선물, 향응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 실장의 향응파문은 확산될 전망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관계자는 당시 사실관계를 파악해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에게 보고하고 윤리담당관인 이호철 비서관을 통해 주의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청와대는 이날 오전 문희상 비서실장과 관계 수석, 이호철 민정1비서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져 양 실장의 거취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양 실장에게 향응을 제공한 이씨는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청주지역 인사들을 조직해 노 후보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풍의 일등공신인 양 실장은 경선이후 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발탁돼 지금까지 대통령의 일정과 건강문제 등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해왔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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