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과 의사(3)-당뇨병

입력 2003-07-31 09: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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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이인규 교수

이인규(46) 계명대 동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교수이면서도 기초의학자에 못지않은 '학구파'로 알려져 있다.

1982년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이 교수는 세계 최고의 당뇨병센터인 미국 하버드대학 조슬린(Joslin) 당뇨병센터에서 2차례(88, 95년)나 연구원 생활을 했다.

지난 88년엔 조슬린에서 비타민E와 당뇨예방의 연관성에 대한 논문을 발표, 주목을 끌기도 했다.

수 년 전부터 당뇨병 합병증 예방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이 교수는 지난해 의미있는 논문 2편을 세계적인 학술지에 게재했다.

'혈관재협착 방지 위한 유전자 치료'를 주제로 '서큘레이션 리서치'와 '진 세라피'에 각각 발표했다.

당뇨병이 진행되면 동맥이 막히기 쉬운데 이 때 동맥에 풍선을 넣은 뒤 혈관을 부풀려 혈액을 순환시키는 조치를 한다.

그러나 1년쯤 지나면 다시 막히게(재협착) 되는데 이 교수는 이를 예방하는 유전자 치료 방법을 연구한 것이다.

그동안 발표한 논문은 모두 100여편. 이 중 SCI 등재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모두 18편에 이른다.

대한내과학회는 그의 연구실적을 인정해 지방대학 교수로서는 드물게 2003년도 학술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는 "당뇨병 치료의 첫째 목표는 혈당조절이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며 "우리 병원에만 한 달에 합병증 환자가 10명 정도 입원하며 이 중 1명은 다리를 절단하는 지경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교수는 적어도 합병증만큼은 예방해 보자는 생각에 혈관 합병증 연구에 전력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의 이론적 연구 중 일부는 특허로 구체화되고 있다.

같은 대학 심장내과 김기식 교수와 이상준 푸른미래내과 원장과 함께 당뇨병 합병증인 혈관질환 조기 진단을 위한 '혈관 초음파 진단기의 도자 고정장치'를 개발해 2001년 특허 등록을 했다.

비만치료제도 개발했다.

서울지역 대학 교수 4명과 함께 설립한 '아디포젠'이란 벤처회사가 개발한 이 약제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임상실험을 앞두고 있다.

이 교수는 당뇨병 예방법 2가지를 권장했다.

"복부비만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하루 30분씩, 한 주 3회 이상 빨리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하면 당뇨병은 물론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교영기자

▲경북대병원 김보완 교수

"당뇨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려면 골고루 먹고, 잘 씹어 먹고,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 정도로 먹는 조상들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국내 40세 이상 성인 중 10~12%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전체적으론 당뇨환자가 4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김보완(53) 경북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은 고칼로리 음식 과다 섭취와 운동부족으로 인한 생활습관병이라고 잘라 말한다.

결국 당뇨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선 '생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1975년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김 교수는 83년 경북대병원 전임강사로 재직한 이후 지금까지 당뇨병 환자를 치료해 왔다.

그에게 진료를 받는 환자들은 무려 1만여명에 이른다.

88년부터 1년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의과대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대한내분비학회 부회장, 대한당뇨학회 대구경북지회장을 맡고 있다.

지금껏 '당뇨병성 합병증 발생 기전에서 고혈당이 조직 간질에 미치는 영향' 등 7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중 SCI 등재 논문은 5편.

김 교수는 당뇨병이 왜 혈관손상을 일으키게 되는지 그 원인을 찾는 연구에 매달려 있다고 한다.

그는 혈관운동성 장애가 활성산소와 상당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노화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60~70%가 대사증후군으로 초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교수는 이에 따라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적극적인 예방과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당뇨병에 걸리면 혈당조절을 철저히 해야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과거엔 저혈당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인슐린 치료가 기피됐으나 지금은 혈당조절과 합병증 예방을 위해 인슐린이 적극 권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뇨 환자와 가족들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환자들은 편안한 치료법을 원합니다.

약물로써 손쉽게 치료하는 방법 등을 요구하는데 이런 생각부터 고쳐야 합니다.

지금까지 몸에 익은 습관을 버리지 않고선 당뇨병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식사량 30% 줄이기도 권한다.

식사량을 줄이면 몸에 나쁜 활성산소 발생을 줄여 당뇨병은 물론 노화에 따른 질병을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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