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음란사회의 '유황불'

구약성경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는 실재했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연전 영국의 한 지질학자는"사해(死海) 연안에 자리잡았던 두 도시는 4천500년 전 강력한 지진에 의해 괴멸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성 타락 등으로 신에 의해 유황불 단죄를 받았던 소돔과 고모라'는 지구의 2개 판(板)구조 사이에 위치해 지진에 매우 취약한 지역이었다고 한다.

두 도시의 실존은 현재의 지명으로도 되짚어 볼 수 있다.

사해 근처의 한 동굴 기록에는 '쿰란 사원'이란 글귀가 나오는데, 쿰란을 베두인 말로 읽으면 고모라가 된다.

또 소돔이란 지명도 사해 남서부에 있는 소금 광산 '주베르 수둠'을 통해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인류학자들은 성 문란의 출발점인 매춘이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넘어오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생각한다.

사유재산 제도가 확립되면서 경제적 약자인 여성이 생활수단을 얻기 위해 매춘을 방편으로 했다는 것이다.

인간과 DNA가 98% 일치하는 동물원의 한 원숭이 종을 관찰한 결과도 그런 추론을 뒷받침 한다.

먹이를 사냥한 수놈은 가족이 아닌 암놈과 먹이를 공유하지 않는다.

그러나 암놈의 유혹에 빠져 성행위를 가진 뒤에는 사냥감을 쉽게 내놓는다는 것이다.

◇매춘은 현대에 이르러 6가지 유형으로 나눠진다.

대표적 형태가 공창이나 사창의 창녀다.

이들은 집단화된 장소에서 전업매춘을 한다.

지배적인 매춘 유형이지만 향락산업의 번창과 함께 다른 매춘에 밀리고 있는 상태다.

둘째 유형은 거리의 창녀다.

고객접촉이 쉬운 길거리나 호텔로비 등의 장소에서 고객을 찾아다닌다.

자영적 전업매춘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이 겸업매춘이다.

호스티스나 댄서 등의 직업을 가지며 매춘행위에 나서는 경우다.

넷째 유형으로는 숙박업소나 여행사 등에 적을 두고 개인적인 연락망을 통해 매춘하는 콜걸이 있다.

조직매춘의 한 형태로 전업매춘과 겸업매춘의 중간형이다.

다섯째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이 상류층을 상대로 하는 부업매춘이다.

이외에 퇴폐업소에서 일하며 잠재적 매춘행위에 노출되어 있는 잠정적 매춘이 있다.

◇올 초 한국형사정책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한 해 성 매매 대금이 24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의 4.1% 규모로, 농림어업 총생산 4.4%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래서일까. 대법원은 어제 "인터넷 홈페이지에 음란사이트 링크를 설치해 놓는 것도 음란물 게시 행위처럼 처벌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하급심을 뒤엎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일부 논란이 있지만, 상식이 곧 법이라는 불문율을 재확인시켜준 셈이다.

음란 사회에 던져진 작은 유황불에 다름 아닐 것이다.

박진용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