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집도 싫었고 학교도 싫었지만 이곳에서 가족과 학교의 소중함을 배웠어요. 이제 새롭게 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28일 오후 2시 대구시 도남동 북구문화예술원에서는 작지만 소중한 모임이 열리고 있었다.
뙈약볕 아래 옹기종기 모여 열심히 풍물과 연극 연습에 땀을 흘리고 있는 10여명의 청소년들은 얼핏 캠핑장에 놀러온 여느 청소년들과 다름없는 모습.
하지만 이들은 황금종합사회복지관이 마련한 '우리들의 캠프'에 참가한 수성구 지역내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명령 대상 청소년들로 '새로운 변신'을 꿈꾸고 있는 중이다.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이 캠프에 참가한 이들은 청소년 문제 전문가들로부터 인권특강.성교육 등을 받고 틈틈이 풍물.연극을 배우며 스스로를 발견하고 협동심과 인내심을 키우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올해 초 친구를 때려 다치게 했다는 영훈(16.가명)이는 "친구를 아프게 해서 너무 미안하다"며 "캠프가 끝나는대로 꼭 친구에게 사과할 것이다"고 말했고 물건을 훔친 영국(17.가명)이는 "앞으로 절대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자원봉사자로 나선 연극인 서미화(30)씨는 "처음에는 눈조차 마주치지 않던 아이들이 연극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스스로 마음을 여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활짝 웃었다.
우리들의 캠프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용철 사회복지사는 "비행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이들을 다시 정상적으로 사회나 학교로 돌아가도록 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서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청소년문제는 결국 우리 모두가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기현 대구 보호관찰소 수성지역 담당은 "현재 대구 지역내 총 20만 6천여명의 중.고등학생중 사회봉사명령 또는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대상 청소년은 1천 200여명"이라며 "이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나 비행에 대한 문제의식보다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나 반발감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씨는 "소년시절 한순간의 실수가 영원한 인생의 실패가 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인 예방과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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