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들이 불경기에 건강보험료 삭감, 개원의 증가 등으로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빗댄 신조어들이 유행하고 있다.
환자 감소 현상을 풍자해 '퍼펙트게임', '데드볼', '포볼' 등 야구 용어가 의사들 사이에 두루 쓰이고 있다.
특히 극심한 한파를 맞고 있는 대구 중심가의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에서 자조적으로 많이 쓴다.
'퍼펙트게임'은 하루 종일 환자가 한 명도 없는 경우. '포볼'은 환자가 왔으나 이것저것 묻기만 하고 치료는 받지 않고 가버리는 야속한 상황. '데드볼'은 오는 환자마저 친인척이나 어려운 사람이어서 되레 차비라도 보태줘야 하는 경우를 빗댄 말이다.
대구 중구의 한 성형외과 원장은 "환자 한 명 찾지 않는 날이 많다"며 "친한 의사들끼리 전화로 환자가 없는 것을 서로 확인하며 이같은 말들을 주고 받는다"고 전했다.
환자가 많아서 즐거운 비명을 올렸던 과거를 추억하는 조어들도 있다.
대표적인 말이 '조삼모사(朝三暮四)'. '오전에 30명, 오후에 40명 이상 진료'를 뜻하는 말로 '잘 나갔던 옛날'을 그리며 지어낸 말이다.
대구 달서구의 한 내과원장은 "요즘 하루 환자가 몇년 전처럼 70명 정도면 잘 나가는 의원에 속한다"며 "하루 환자가 20, 30명에 불과한 내과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또 장마철인 요즘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사자성어도 대유행이다.
이 말은 '비오는 날엔 환자가 없다'는 뜻으로 쓰이는 병원가의 오래된 사자성어인데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아 의사들의 답답한 심정을 대변해 주고 있다.
최근엔 인라인스케이트 열풍을 타고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인라인이 정형외과를 살려주고 있다'는 말도 생겨났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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