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구 수성갑 물밑 쟁탈전 '후끈'

입력 2003-07-28 11:47:07

한나라당 당직 인선 결과 김만제, 이원형 의원간의 대구 수성갑 지역구 쟁탈전이 또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후 열린 정책위의장 경선과 당직인선 결과 김.이 두 의원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열린 정책위의장 경선에서 큰 표차로 낙선했고 이 의원은 제3정조위원장을 맡게 됐다.

전직 지구당 위원장인 이 의원은 정조위원장을 맡은 여세를 몰아 내년 공천경쟁을 위해 물밑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김 의원도 정책위의장 낙선후 지역구 관리에 열의를 보이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지역구 문제는 먼저 이 의원이 자신의 희망까지 섞어가면서 서서히 시동을 걸었다.

지난 총선에서 자신이 지역구를 양보한만큼 이번에는 김 의원이 전국구로 가고 자신에게 지역구를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 이 의원은 "지금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지역구는 내가 맡고 김 의원이 전국구로 가는 것이 맞다"며 김 의원의 양보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지역구를 물려받더라도 자연스럽게 받아야 하기 때문에 연말이나 내년 초쯤 어느 시점이 되면 의논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로지 김 의원의 양보가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내가 갈 전국구 자리가 어디있느냐"며 지역구 사수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의원 등의 공세 때문에 아예 "지역구에서 정정당당하게 심판을 받겠다"는 내용의 성명도 발표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저의 나이를 걱정해 주고 있지만 나이는 건강을 지탱할 수 없을때 문제가 되는 것이지 열정적 의욕과 열린 사고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안된다"고 쐐기를 박았다.

김 의원은 또 내년 지역구 공천이 아무래도 국민참여 경선형태로 치러질 것이 분명하다고 보고 본격적인 당원과 지역구 관리에 나서고 있다.

지구당에도 당원 관리를 처음부터 꼼꼼히 챙길 것을 주문해놓았다.

이와는 별도로 여야를 망라해 참여하는 '낙동경제포럼'을 발족시켜 지역경제 발전의 주체로 활용키로 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의원간 경합은 최병렬 대표와의 친소관계를 놓고 볼 때도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당 대통령 후보경선 때 김 의원은 최 대표 선거대책본부의 본부장, 이 의원은 대변인을 맡아 최 대표와는 두사람 모두 막역한 사이다.

이에 따라 지역구를 누가 맡느냐는 문제는 최 대표나 중앙당 차원에서의 조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어 지역구내 경선을 통해 결정될 개연성이 높다.

두 의원간의 지역구를 둘러싼 쟁탈전이 시간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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