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한 사람 보다 못한 政治

입력 2003-07-28 11:50:36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비를 예감치 못하면, 그건 정치가 아니다.

기업들은 죽겠다고 하고, 서민들은 IMF때보다 더 어렵다하고, 주한미군은 휴전선을 떠나겠다고 해도 청와대와 국회는 대답이 없다.

"IMF때는 꼬부려놓은 비상금이라도 있었지만…"서민들의 이같은 탄식에서 우리는 정치가 '몸 던진 철도원' 하나보다 못하구나 하는 지괴감에 아프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노는 모양이 눈꼴시다

한나라당 최 대표와의 경쟁에서 떨어진 서청원 전 대표의 등돌린 행보 또한 한심 그것이다.

여(與)는 여대로 야(野)는 야대로 두 토막이면 이건 조선시대 '사색당쟁'과 무에 다른가. 정치용어에도 없는 '집권야당'의 우두머리 같은 정대철 대표가 386 음모설과 검찰의 위협(?)을 두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건 배신"이라며 대들어도 속수무책인 상황. 그래서 대표는 검찰소환을 또 미룰 궁리나 하고, 사무총장은 검찰총장에게 '공갈'치고 원내총무는 "오늘까지는 집권여당"이라며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난해도 누구하나 말리는 이 없는 여권이라면 이게 바로 '콩가루집안'이라는 것이다.

괜히 오기를 부려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를 자초하고 이회창 정계복귀설에 한말씀 거들다가 구설수에 휘말린 최병렬 대표의 '상처입은 리더십'또한 위기탈출의 악재(惡材)가 아닐 수 없다.

한술 더 떠 서청원 전 대표는 어제 YS.JP의 삼자(三者)회동을 주선, 위기상황에 국가원로들의 역할론을 합의했다고 한다.

어째 경선불복한 이인제 의원의 발자국을 좇아가는 것 같아 입맛이 떫다.

여.야의 내부분열은 결국은 국정을 마비시키고 국민을 괴롭히게 된다.

엊그제부터 몇몇 신문들은 철수결정을 앞둔 김천의 미국기업 '오웬스 코닝'공장의 분규소식을 전했다

국내에서 제조업 '해먹기'가 얼마나 힘든지의 실상과 함께. 또 다른 보도는 대학생 열명중 아홉이 "노사문제가 심각하다"는 여론을 전했다.

'젊은 백수'들의 위기감의 투영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최병렬 대표의 펑크난 리더십이 걱정스럽다.

정치력의 회복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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