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보이파,삼거리파...'조폭'뿌리 뽑는다

입력 2003-07-26 11:24:46

조직폭력배 뿌리뽑기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

포항 사보이파.삼거리파, 영천 우정파, 구미 연주파.영수파, 안동 대명회, 경주 통합파.일출파, 칠곡 왜관파. 경찰은 지난달 16일부터 '강력범죄 소탕 100일 작전'에 돌입한 지 40일만에 조직폭력배 70여명을 검거, 이중 60여명을 구속했다.

'싹쓸이식' 검거가 이뤄지면서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엽기적인 범죄가 드러나고 있다.

자칭 사보이파 조직원 이모(26)씨는 지난 16일 수백만원의 공짜 술을 마시고, 자신이 폭행한 피해자가 합의를 요구한다는 이유로 술병으로 때려 숨지게 했다.

영수파 행동대원 이모(20)씨와 학생 박모(18)군 등은 지난달 22일 차를 타고 가던 중 길을 빨리 비켜주지 않는다며 공익근무요원을 집단폭행해 숨지게 했다.

수개월간 지체장애인 농민을 협박해 1천여만원을 빼앗은 자칭 '성주의 시라소니' 박모(30)씨가 지난달 22일 검거됐고, 다른 지체장애인의 구멍가게에서 문신을 드러내보이며 협박해 58차례에 걸쳐 수십만원 상당의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다 쓴 파렴치 폭력배 정모(42)씨도 지난달 20일 구속됐다.

'조폭 영화'를 흉내낸 범죄도 적발됐다.

사보이파 조직원 이모(20)씨 등은 후배 기강을 잡는다며 여관방에서 쇠파이프로 집단 폭력을 휘둘렀고, 선배 조직원의 장례식장에 검은 정장을 입혀 12시간 동안 도열시켰다.

통합파 박모(21)씨 등은 지난달 20일 "조직을 탈퇴하겠다"는 후배를 때려 전치 4주의 중상을 입혔고, 일출파 최모(29)씨 등은 지난 3월초부터 업소 보호비 명목으로 경주 감포지역의 유흥업소로부터 수백만원을 갈취하고, 빚을 제때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무자와 가족들을 10여차례 폭행하기도 했다.

삼거리파는 자금 마련을 위해 호스트바를 운영하며 주점 종업원 김모(19)군 등을 폭행해 임금 350만원을 빼앗기도 했다.

우정파 행동대장 윤모(37)씨 등은 조직에서 탈퇴한 후배들을 협박, 포장마차를 운영하도록 한 뒤 수익금 전액을 가로챘다.

이밖에 폭력조직들 모두 인근 술집 주인들을 협박해 수백만원 상당의 공짜 술을 먹고 행패를 부렸으며, 항의하는 업주들에게 보복성 폭행을 일삼았다.

집중단속 기간 중 경찰에 붙잡힌 폭력배는 모두 70여명이며, 구미 연주파 조직원이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주파의 경우 조직원 한 명당 평균 전과 5~9범으로 구속된 조직원들의 전과를 모두 합치면 무려 96범이었다.

경북경찰청 김동호 기동수사대장은 "피해를 입고도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꺼리는 업주들이 많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단속에선 철저한 싹쓸이식 검거로 조직 자체를 와해시키는 것이 목적이고, 신고자들의 신분은 철저히 보장하기 때문에 경찰을 믿고 피해사실을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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