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 사이에 '마술'이 뜨고 있다.
즐겁게 창의력을 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격까지 적극적으로 바꿔주는 효과가 있어 마술 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여기에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등 판타지 영화와 소설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마술에 대한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19일 오후 대백프라자 문화센터의 한 강의실. 부모와 함께 온 20여명의 어린이들이 마술강사 김태근(26)씨의 손놀림 하나하나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줄을 가위로 자릅니다.
자 끊어진 두 개의 줄을 다시 묶겠습니다.
여기 매듭이 보이죠?"
'얏'하고 기합을 넣으며 힘차게 줄 한쪽을 당기자 끊어졌던 줄이 매듭도 없이 하나로 이어진 게 아닌가. 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지켜보던 어린이들의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터졌다.
따라해 보느라 법석을 떠는 어린이들. 잘린 줄이 다시 붙을 리 없건만 모두들 연신 줄을 자르고 묶고 당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맘대로 되지 않자 어린이들은 간절한 눈빛으로 선생님을 쳐다봤다.
한 어린이가 불쑥 "선생님이 몰래 접착제로 붙였죠. 손 좀 펴보세요"라며 손을 뒤졌다.
또다른 어린이는 혹시 선생님이 몰래 새 줄로 바꾼 게 아닌지 주위를 살피기도 했다.
"마술은 단순한 눈속임이 아니라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어요. 원리를 터득하고 연습만 한다면 여러분도 훌륭한 마술사가 될 수 있어요. 자 따라해 보세요".
마술의 매력은 눈앞에서 펼쳐지는데도 쉽게 믿을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어린이들은 그 원리를 풀기 위해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게 된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마술은 상상으로만 할 수 있는 일들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멋진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마술 속에는 보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치밀한 계산과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숨어 있죠".
서울에서 출장 강의를 온 그는 서울의 경우 마술 배우기 열풍이 초등학교 교실에까지 불어 특별활동 과목으로 마술을 선택하는 학교가 30여개에 이른다고 했다.
또 집중력과 창의성 계발의 교재로 활용하기 위해 마술을 배우려는 교사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딸 은비(8)와 함께 마술교실에 참석한 강정순(31.여.대구 삼덕동)씨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익힐 때까지 혼자 연습을 거듭하더라"면서 "산만하던 아이의 집중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했다.
김균석(41.대구 다사읍)씨는 "창의적인 생각을 가지려면 호기심이 많고 관찰력이 뛰어나야 하는데 아들이 마술을 배우면서 큰 도움을 얻는 것 같다"고 했다.
어린이들에게는 마술이 즐거운 놀이다.
빈 손을 오무렸다 펴면 생겨나는 동전, 스카프를 흔들면 튀어나오는 꽃, 어느 것 하나 흥미롭지 않은 게 없다.
박준형(13)군은 "연습을 많이 해야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며 "친구들 앞에서 마술을 하면 인기도 높아진다"고 했다.
김씨가 박군의 말을 거들고 나섰다.
"마술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활동이기 때문에 내성적이고 수동적인 어린이들이 성격을 고치고 발표력을 높이는 좋은 도구가 됩니다".
마술은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마술사의 얼굴과 손을 쳐다보면서 따라하면 쉽게 배울 수 있다.
하지만 간단한 도구만 준비하면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온 가족이 집에서 함께 배워볼 수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마술'이란 검색어를 쳐 보면 마술의 비법을 소개한 동영상이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것만 제대로 배우고 연습해도 한두 가지 마술은 친구들 앞에서 거뜬히 해보일 수 있다.
서점에 가 보면 마술 관련 책들도 여럿 만날 수 있다.
큼직한 컬러 사진에다 자세한 설명이 붙어 있어 어린이 혼자서도 재미나게 배울 수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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