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옷

입력 2003-07-21 15:35:07

장마가 끝난뒤 찾아올 후텁지근한 날씨엔 어떤 옷으로 대비하면 좋을까.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모시옷이 제격. 까칠까칠한 촉감에다 통풍이 잘되고 가벼워 고온다습한 우리나라의 여름을 나기에 적당하기 때문이다.

삼베옷의 경우 수분 흡수 및 배출력, 내구성이 뛰어나 주로 일을 할 때 입는데 비해 모시는 결이 곱고 색깔이 희기 때문에 고급스런 여름 일상복이나 외출복으로 많이 애용돼 왔다.

그러나 모시옷은 천연소재라 옷감이 약하고 그때그때 풀을 먹여야 하는 등 관리가 어려워 일상복으로 사용하는데 제약이 있다.

이에 최근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와의 혼방, 또는 교직물이 많이 나와 그 용도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또 속옷업체들도 항균기능 등을 첨가한 기능성 모시 속옷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모시로 만든 제품은 전통한복 뿐만 아니라 개량한복, 투피스, 조끼, 재킷 등 다양하다.

그렇다면 올 여름 모시옷으로 멋도 내고 더위도 쫓기 위해선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까

먼저 모시옷을 구입할 때는 모시가 중국산인지 국내산인지부터 알아봐야 한다.

중국산 모시는 국내산에 비해 결이 투박하다.

또 천연염색으로 물들인 모시의 경우 100% 천연염색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천연염색 제품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화학염료를 섞어 염색한 제품도 적잖기 때문이다.

모시옷을 오래 입기 위해서는 세탁 및 관리에도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모시옷은 반드시 건조한 곳에서 보관해야 하고 다시 꺼내 입을 때는 물세탁한 후 풀을 먹여 다려야 한다.

세탁할 때는 손으로 살살 비비면서 흔들어 빨아야 한다.

가루비누 같은 강한 합성세제는 피하고 일반 비누를 사용하는 게 좋다.

합성세제를 사용하면 옷감이 쉽게 삭아 오래 입지 못하기 때문. 세탁 후엔 비틀어 짜지 말고 수건 등 부드러운 천으로 눌러서 물기를 제거해야 옷감 손상이 적다.

세탁 후 바싹 말린 다음 풀을 먹이는 것이 좋다.

이 때 간편하게 스프레이식 풀을 사용해도 괜찮지만 세모시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풀을 먹인 뒤 다림질을 할 때 모시가 다리미에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풀을 만들 때 소금을 약간 넣으면 된다.

최근엔 중국산 모시가 많이 수입돼 모시로 만든 한복도 비교적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질이 우수한 모시를 찾는다면 역시 국산이 좋다.

가장 질이 좋은 모시로 인정받고 있는 한산세모시는 날씨가 좋은 날에 모시 사이로 손금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투명하고 윤기가 있다.

한복협회 이미애 회장은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모시의 원 재료인 모시풀이 자라기에 좋기 때문에 모시가 잠자리 날개처럼 얇으면서도 윤기가 있다"며 "모시옷의 매력은 무엇보다 통기성이 좋아 시원하고 입었을 때 속살이 살짝 비치는 자태가 있어 독특한 멋도 풍긴다"다고 했다.

모시옷을 입을 때는 가능한 액세서리를 착용하지 않는 게 좋다.

여성의 경우 모시의 단아한 멋을 살리기 위해선 길게 늘어지는 목걸이나 귀고리를 하는 것 보다 옥가락지 하나 정도 끼는 게 적당하다.

헤어스타일도 올림머리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다.

남성들의 경우 예를 갖추기 위해 적삼에 조끼를 갖춰 입고 나들이를 할 땐 두루마기를 입었지만 요즘은 저고리와 조끼를 합한 적삼으로 편하게 멋을 내는 경우가 많다.

또 모시로 된 바지를 입을 때는 바지가 말려 올라가거나 구김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바짓단을 두번 정도 접어올리는 것이 좋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사진협조=한복협회 회장 이미애

사진모델=신광우(한국모델협회) 배경숙(국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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