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밤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는 U대회 기념 축구 경기가 올림픽 대표팀과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팀 사이에 열렸으나 3만7천여명의 관중이 몰린 이날 곳곳에서 미비점이 드러나, 40여일 남은 U대회를 앞두고 주최측과 시민정신에 개선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반전이 끝난 뒤 15분간의 휴식 시간 동안 몇개 안 되는 간이 매점으로 몰린 많은 인파는 줄을 서지 않고 뒤엉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으며, 경기장 내 곳곳에서는 김밥과 호각·막대풍선 등 응원도구를 파는 잡상인들이 버젓이 장사했지만 제지하는 안전 요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조창훈(22·대구 효목1동)씨는 "전에 있은 국가대표팀 경기 때는 잡상인이 없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달구벌대로에서는 경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퇴근 혼잡 시간대와 겹쳐 극도의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박승호(30·대구 복현동)씨는 "반월당에서 승용차로 경기장에 도착하기까지 무려 1시간30분이나 걸렸다"면서 "경기장 인접해서는 걸어가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아 차에서 내려 걸어가고 있는 중"이라며 꼬리를 문 차량 행렬에 혀를 내둘렀다
주차권 없이 몰려든 승용차들의 무단 주차로 경기장 인근 주택가와 도로도 혼란을 겪었다.
경기장에서는 서편 1층 계단 할로겐 조명등이 터지면서 변모(18·대구 대명동)양과 홍모(14·대구 봉덕동)군 등 2명이 손과 다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최모(17·대구 감삼동)군은 인파에 밀려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턱 밑이 찢어져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다.
그러나 6세 난 딸이 갑자기 복통을 호소해 경기장 내 의무실을 찾았던 손영호(38·대구 비산동)씨는 '처치 받으시려면 연락하세요'라는 메모와 휴대전화 번호만을 남긴 채 텅 비어 있는 의무실을 보고는 황당했다고 했다.
구난 관계자는 "구호인력과 안전요원들이 무전 연락체제를 갖추고 사고에 긴밀히 대처하고 있으나 많은 인파로 개개인의 사고를 충분히 막아 줄 수는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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