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대구 팔공산에는 전국에서 500여대의 대형 오토바이들이 몰려 팔공산을 찾은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뜻에서 열린 이날 행사를 주관한 단체는 모닝캄 대구지부(지부회장 정종성.50).
행사에는 1천㏄ 이상 대형오토바이 마니아들의 모임인 모닝캄 전국 37개 지부 소속 회원들이 참가해 팔공산~대구 월드컵 경기장까지 모터사이클 퍼레이드를 벌이며 대구U대회 홍보활동을 벌였다.
정종성 지부회장 등 19명의 모닝캄 대구지부소속 회원들은 걱정속에 수개월간 준비했던 전국단위 행사를 회원들의 찬사 속에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 것을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회원들은 전국을 순회하며 벌인 U대회 홍보활동에 이어 U대회기간 중 대형오토바이로 지원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최근 대구U대회 조직위원회에 자원봉사 신청을 해놓았다.
선수단 및 응원단 이동시 교통경찰 오토바이의 업무를 도와주거나 응급환자 긴급이송, 교통안전 지원활동 등 회원들이 동호회 활동을 통해 몸에 밴 실력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분야들이 대상이다.
모닝캄 대구지부가 결성된 것은 지난 99년 봄.
초대회장인 박영주(56.레스토랑 운영)씨와 대형 오토바이 액세서리점인 '바이크라이프'를 운영하는 전총무 김기업(45)씨가 본부로부터 지부 결성을 권유받고 발벗고 나선 게 대구에 대형오토바이 동호회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1천㏄ 이상 대형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간혹 가다 눈에 띄는 상황에서 회원 가입을 받기란 예삿일이 아니었다.
무작정 대형오토바이 소유자를 찾아 나선 이들은 길가다 대형 오토바이를 보기만 하면 뒤를 쫓아가 취지를 설명하고 가입을 권유한데 이어 대형오토바이 취급점을 찾아다니며 희망자가 있으면 연락해줄 것을 부탁했다.
두 사람이 발품을 들여 노력한 덕분에 가입자는 하나둘씩 늘어나 15명 정도로 불어나면서 모닝캄 대구지부는 동호회로서 모양을 갖추고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모닝캄은 입회 심사때 인품을 중요하게 본다.
모나지 않은 성격으로 전체회원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것이 우선이다.
회원들중에는 62세 최고령자와 35세 최연소자도 있지만 대부분 40, 50대 연령이며 갖고있는 오토바이의 배기량은 1천500㏄에서 1천800㏄급으로 거의 일본 혼다산 제품이다.
준중형차와 중형차수준 출력인 대형오토바이는 무게만 500㎏ 가까이 나가지만 범퍼가 장착돼 45도이상 기울지 않는 등 안전장치가 잘돼 있어 몸에 익숙해지면 다루는데 어려움은 없는게 장점.
동호회 활동 중 가장 중요한 행사는 한 달에 한번씩 부부동반으로 나가는 야외투어.
오전 9시 출발해 오후 5~6시에 돌아오는 야외투어를 해보면 대형오토바이를 왜 타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야외투어의 왕복거리는 평균 350~400㎞.
장거리 여행이지만 소파에 앉아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안락한 승차감과 앞뒤 탑승자간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게 해주는 무선교신 장비, 스테레오 오디오시설 등 오토바이에 설치된 각종 편의장치로 지루한 줄 모른단다.
특히 자연을 벗삼아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과 바다를 찾아 나서는 야외투어는 정신집중과 몸의 유연성을 길러 건강에 그만이라고 회원들은 자랑한다.
박영주 전 회장은 "모든 것을 잊어버릴 수 있으니까 시동을 걸고 떠날 때부터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정종성 회장은 몸이 조금 무겁과 나른할 때 야외투어를 하고 나면 새로운 기분으로 한 주를 시작할 수 있는 재충전이 이루어져 매사에 의욕적이 된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그동안 오토바이를 배에 싣고 다녀온 제주도를 비롯 설악산, 임진각 등 안가본데가 없을 정도다.
박 전 회장 등 10여명의 회원은 지난해 8월 금강산 관광을 오토바이를 타고 했다.
삼일포, 해금강, 만물상 등 금강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른 관광객들과 달리 오토바이를 타고 둘러본 색다른 경험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고 한다.
미국, 일본, 독일 등 5개국에서 온 대형오토바이 마니아들과 함께 맛본 금강산 오토바이투어는 회원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신입회원의 경우 임시투어를 통해 경험을 쌓은 후 참가 할 수 있는 야외투어는 교통안전에 대한 철저한 사전 점검 속에 이루어진다.
오토바이 부츠을 신고 무릎, 팔꿈치, 허리보호대 등 안전장구를 갖추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출발을 제지당한다.
지금까지 수십 차례 야외투어가 있었지만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단 한번도 생기지 않은 것도 이처럼 회원들의 몸에 밴 안전의식 때문이다.
정 회장은 대형오토바이를 자기 신분과시로 타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회원들 모두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임을 인식해주기를 당부했다.
금년에 임기2년의 모닝캄 대구지부 회장직을 맡은 정 회장은 모닝캄의 활동을 회원들의 친목과 유대 중심에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넓혀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모닝캄을 만들어 나갈 것임을 다짐했다.
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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