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및 전시회 폐막

입력 2003-07-12 08:40:56

IMID 2003(제3회 국제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 및 전시회)이 11일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국제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의 경우 일본 평판디스플레이의 대가로 손꼽히는 우찌이케 SAGA 대학 교수를 비롯한 14개국 1천2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 293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세계 디스플레이 기술발전의 흐름을 제시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전시회도 LG전자의 '71인치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와 삼성SDI의 '70인치 HD(고선명) PDP'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것을 포함해 54인치 TFT LCD(초박막트랜지스트 액정표시장치) TV(삼성전자) 등 최첨단 신제품들이 출품돼 지역 대학(원)생들과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단순한 학술대회 및 전시회로 끝났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대구시가 IMID 2003 행사를 계기로 첨단디스플레이 관련 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 육성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첨단디스플레이는 세계시장 규모가 올해 1천억 달러(약 120조 원)에서 3년 뒤 3천억 달러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급성장 신산업이자 한국의 완제품 생산기술이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구산업정책의 관심 영역밖에 있었다.

때늦은 대구시의 산업정책 방향에 대해 IMID 2003에 참석했던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LG필립스LCD, LG마이크론 등 한국 첨단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끄는 CEO(최고경영자)와 전문가들은 간담회 자리를 통해 조언과 충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의 의견을 정리해 소개한다.

◇이상완 삼성전자 사장(LCD사업부)=경북대 출신 인재들을 많이 채용하고 있지만 사업적 측면에서 '대구'를 생각해 본 적은 솔직히 없다.

대구가 디스플레이 관련산업에 관심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삼성은 이미 충남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LCD 인프라를 갖추는 데도 7, 8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기존 대기업을 유치하려고 애쓰기 보다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소재 중소기업을 대구에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자 구미공장이 강점을 가진 모바일 분야와 삼성SDI의 유기EL 분야도 검토해 볼 만하다.

◇이희국 LG전자 사장=경북대 전자전기공학부와 대구테크노파크가 일정부분 기반을 다지고 있고, 3년째 IMID 행사가 대구에서 열린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그러나 대구·경북의 인력을 더욱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책과제와 자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디스플레이 관련 연구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인재양성에 주력한다면 첨단벤처창업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조영환 LG마이크론 사장=공장신축을 결정할 때 대구는 전혀 고려 대상지역이 아니었다.

이미 거점을 가진 기존사업을 대구로 옮겨오겠다는 생각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

대구가 가장 자신있는 인프라를 중심으로 거점을 형성하고, 인지도를 향상시켜 나갈 때 실익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신기술 중심의 부품·소재·장비 분야가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강인관 LG필립스LCD 상무=구미에서 20년 이상을 생활하고, 매년 경북대 출신 인력들을 많이 채용하고 있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대구'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대구-구미를 출퇴근하는 많은 직원들도 교통상황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IMID라는 국제행사는 대구에게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겠지만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대구의 호텔, 음식 등이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물류 문제도 심각하다.

구미에서 생산된 제품이 수출을 위해 부산으로 가고 있다.

대구국제공항의 물류기능을 강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PDP와 LCD 관련 분야에 있어 대구의 여건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임종현 한국D&S 사장=다른 지역에 있는 기존산업의 입지를 대구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대구에 인접한 구미에는 삼성SDI, LG필립스 등 주요 기업들이 이미 위치해 있다.

대구의 우수한 인력을 활용해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요한 인프라인 부품·장비 분야의 첨단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김용배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회장(건국대 교수)=지난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전략산업기지화 정책에 따라 경북대 전자전기공학부와 구미공단, 경남일원은 우리나라 전자부품산업의 발상지다.

디스플레이산업은 우리나라가 선두에 선 세계적 성장산업인 만큼 머지않아 해외의 전략적 위치에 공장을 지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부품·소재의 경우 생산공장이 어디에 있던 국산품을 사용할 수 있다.

대구가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소재단지를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중소기업은 자본이 부족하다.

대구는 이미 풍부한 관련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정부(대구시)가 단지를 개발해 장기저리 또는 임대 등 중소기업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첨단중소기업의 유치를 유도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구자풍 디스플레이연구조합 사무국장=국내 디스플레이 관련 인력은 절대 부족하고, 인재양성 측면에서 대구가 유리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대구의 장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대구가 디스플레이 관련 산업을 지역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 한다면 대구의 장점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업계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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