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 "대선자금 200억 모금" 발언 파문

입력 2003-07-11 23:04:36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11일 "지난 대선때 기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대선자금이 200억원 가량 된다"고 말해 여권의 대선자금을 둘러싸고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열씨로부터 4억여원의 자금을 수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그 돈은 돼지 저금통으로 모금한 액수를 뺀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또 "당시 총무본부장이었던 이상수 사무총장에게 내가 '토스'한 돈이 10억원 정도 된다"면서 "나를 찾아온 사람들을 이 총장에게 보내기도 했으며 굿모닝시티로부터 받은 돈 2억원도 이 총장에게 줬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여당이 기업돈으로 선거자금을 조성했음을 뜻하는 것이어서 대선자금 조성과정의 편.탈법 논란과 결부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정 대표는 또 대선자금 잔금 규모에 대해 "지난 1월 이상수 총장으로부터 보고받을 때 40억원인가 30억원인가 남았다고 했는데, 최근 와선 10억원밖에 안 남았다고 하더라"며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 총장이 모든 것을 알 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은 "돼지저금통만으로 선거했다고 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깨끗했다는 것"이라고 말했고 김원기 고문도 "단돈 100만원도 갖다 쓸수 없을 정도여서 각자 돈을 내고 시작했고 후반기에는 경황없는 속에서 상상할 수 없는 선거를 치렀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측은 선거직후 돼지 저금통 모금액이 80여억원에 달했다고 밝혔고, 선관위측은 민주당에 지난해 지출된 국고보조금은 대선 보조금 124억원을 포함해 총 494억원이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선거후 발간한 대선백서에서 "선거비용 총액은 274억1천800만원이며, 정당활동비를 포함해 지출 총액이 36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상수 사무총장은 지난해 대선자금 모금액에 대해 "'돼지저금통'을 포함해 총 140억원가량 된다"고 말했다.

당시 선대위 총무본부장을 지낸 이 총장은 "정 대표가 착각해 대선기간 이정일 의원에게서 빌렸다가 대선 후 갚은 50억원을 포함해 말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선자금 수입.지출 내역에 대해 그는 "대표는 어림해 기억하지만 나는 정확히 안다"며 "2차례 걸쳐 각각 120억원과 130억원가량 받은 국고보조금 250억원을 포함하면 총 390억원 정도이고 이 가운데 대선기간에 274억원을 썼고 대선전 정당활동비로 80억원가량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출 내역에 관한 자료가 있으므로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면서 "대선 후 35억원가량이 남았지만 올 1,2월 당살림에 써 지금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치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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