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성폭력은 가까운 사람에 의해 많이 저질러지는 것으로 파악돼 왔으나, 최근 들면서 아무나 대상으로 한 성폭력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이 아파트 초교 4년생 이모(10)양이 중3쯤 돼 보이는 남학생에 의해 성추행 당했다.
남학생은 갑자기 이양을 끌어안고 속옷을 벗기려는 폭력성을 드러냈으며, 이양은 남학생의 팔을 무는 등 적극적 방어로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성폭력상담소에 이를 신고한 어머니 최모(39)씨는 "어린 아이가 그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해 충격이 얼마나 컸겠느냐"고 울부짖었다.
지난달 달성에서는 정신지체 여고생 김모(17)양이 귀가 중 "태워주겠다"는 택시기사 박모(61)씨의 꾐에 넘어갔다가 성폭행 당했다.
범인은 잡혔지만 김양은 한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상태에 놓였다.
최근 한 20대 청년은 출근시간 대구 시내버스 안에서 조모(30·여)씨의 몸을 만지는 성추행을 하다 붙잡혔다.
조씨는 함께 있던 남편(37)에게 알려 범인을 잡았으나 처음엔 당황스럽고 부끄러워 참았었다고 했다.
조씨는 "말로만 듣던 성추행을 직접 당해보니 정말 끔찍하다"고 충격스러워 했다.
대구 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의 상담이 2001년에는 44건이었으나 2002년 107건으로 증가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72건으로 급증했다.
전체 성폭력 상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1년(총 428건) 10.3%에서 2002년(총 371건) 29.4%, 올 상반기(총 269건) 26.8%로 높아졌다.
이렇게 아무나 대상으로 한 성폭력이 마구 행해지는 것은 도덕의식이 흐려지고 자제력이 낮아진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구 성폭력상담소 신기숙 소장은 "성폭력을 당하면 개인적인 문제라고 숨기지 말고 즉시 상담소로 연락해야 정신적 충격 등에서 보다 빨리 벗어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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