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민족 언론인 장지연 선생이 몸담기도 했던 '고려일보'는 우리 한국인의 혼(魂)을 간직해온 신문입니다".
지난달 28일 카자흐스탄 알마티 한국교육원 고려극장에서는 고려인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 민족의 말과 전통문화를 꿋꿋이 지켜온 고려일보의 창간 8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특히 이날 기념식에는 이상기 한국기자협회장과 2002년 한국기자상 수상자들이 참석해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됐다.
채유리(60) 고려일보 주필은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도 고려신문은 고국의 소식과 러시아 내 한인 동포들의 근황을 전하며 고려인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며 "한국기자들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태석원 주 카자흐스탄 한국대사는 "고려일보는 강제이주 등 동포사회의 눈물겨운 삶에도 불구하고 겨레와 호흡을 같이 하며 민족의 정신적 지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며, 최근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고려일보의 회생을 위한 후원회 결성 등 도움을 호소했다.
고려일보는 3·1운동 4주년을 맞던 1923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발간됐다.
스탈린의 한인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극동에서 중앙아시아로 쫓겨온 탄압과 유랑의 역사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일궈온 50만 고려인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간직한 동포들의 신문인 것.
근현대사의 질곡을 반영하듯 강제이주 과정의 정간과 공산주의 정권에 의한 제호변경(레닌기치) 등 숱한 시련도 겪었으나, 1991년 소련 붕괴와 함께 고려일보로 새 출발을 시작했다.
그러나 소련 전역으로 배포되던 신문이 카자흐스탄의 한인 신문으로 축소되면서 지금은 3천부 가량을 발행하는 주간지로 전락한 처지이다.
그것도 경영난으로 폐간 위기에 놓여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이야기이다.
고려일보는 2001년 장지연 언론상을 받았다.
카자흐스탄에서 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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