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가는 U대회-(4)북선수·응원단 안전-"큰 불편없이 2,3중 보호"

입력 2003-07-10 12:12:07

2003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은 대회 기간 중 집중적인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이로 인해 대구U대회 안전대책본부측은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안전대책을 별도로 준비 중이다.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처럼 '사전 허락없는 접촉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적용될 듯 하다.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안전을 관리하는 남측 입장이 그렇고 북측도 이러한 요구를 해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 겹 이상의 차단막=8월17일 대구에 오는 북한 선수단은 선수촌에 입촌하고 다음날인 18일 도착하는 북한 응원단은 숙소로 결정된 대구은행연수원으로 들어간다.

북한 선수단은 선수촌에 입촌한 전체 외국선수단의 안전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경비, 숙소 점검 등 안전조치를 받게 되고 북한 응원단은 별도의 경비, 안전보호조치를 받게 된다.

선수단과 응원단은 숙소를 나와 경기장이나 행사장으로 이동할 때 만약의 불상사에 대비한 경찰의 보호조치를 받고 차에서 내려 경기장으로 들어갈 때에는 경찰 병력이 둘러싸 만든 통로를 지나게 된다.

응원단의 경우 경기장에 자리를 잡은 뒤에도 안전요원들이 둘러싼 가운데 응원을 펼치게 된다.

안전대책본부측은 대구U대회 경기장들이 대구와 경북 인근에 흩어져 있어 선수단과 응원단이 차량으로 이동할 때 '보호 조치'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대구와 2시간 이상 떨어진 예천 진호양궁장의 경우 차량 이동시 교통 체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안전대책으로 인해 일반시민들이 북한 선수들이나 응원단에 대해 경기장에서 인사 정도를 나눌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대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회 중반에 접어들어 북한 응원단이 공연행사를 가질 경우 더 친근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도 있지만 일반적 접촉 자체를 꺼리는 게 북한측 입장이다.

안전대책본부 정천식 안전처장은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에 대한 접촉 차단 및 안전 조치는 우리보다 오히려 북측에서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산아시안게임 때 안전조치가 잘 이뤄진 만큼 이를 참고해 조만간 안전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소리없이 강하게=대구U대회 안전대책본부는 안전대책을 철저히 하면서도 자칫 일반시민들과 관중, 외국인 선수단과 관광객들에게 경직된 이미지를 주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안전대책본부는 국가정보원과 경찰, 군 병력이 가세해 테러, 생물화학 공격 등에 대비한 점검을 이미 여러 차례 했다.

또 소방시설과 이질 등 수인성 전염병 대책 등 종합적 안전대책 활동을 주기적으로 벌여오고 있다.

테러에 민감한 미국의 중앙정보부(CIA)도 이미 안전점검을 마치고 대구를 다녀가는 등 외국의 정보기관과도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분쟁이 많은 국가들을 포함한 전체 외국 선수단에 대한 안전도 이런 방식으로 이뤄지게 되며 북한 선수단도 마찬가지다.

북한 선수단을 '특별 대우'하지는 않되 다른 외국 선수단보다 안전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는 방침도 세우고 있다.

대책본부는 각종 비상상황에 대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일반시민들에 대한 검색 활동은 최대한 부드럽게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한·일 월드컵축구대회때 철저한 검색이 불편을 주기도 했지만 그때보다 더 부드럽게 하기 위해 안전요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나 스포츠행사때 한국이 축제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매끄럽게 안전활동을 벌이는 기법은 세계 최고수준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초 미국의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때 9·11 테러에 놀란 미국이 중무장한 군인들을 배치, 축제 분위기를 다소 훼손한 것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이후 다져진 노하우가 철저하면서도 매끄러운 안전대책을 세울수 있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대구은행 연수원 보완 필요=경북 칠곡군 동명면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 대구은행 연수원은 북한 응원단이 묵게 돼 부산아시안게임때 만경봉호 만큼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 연수원과 선수촌측은 북한 응원단과 선수단이 불편하지 않게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선수촌의 이백희 관리팀장은 "북한 선수단을 특별 대우하지는 않고 다른 외국 선수단들과 동등하게 편안히 지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 연수원은 샤워시설이 호텔에 비해 부족하며 입구도로의 경사가 가파르고 좁아 응원단을 태운 버스의 운행이 불편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점도 있다.

또 주위에 러브호텔 등 유흥업소가 많아 생리적으로 이런 점들을 싫어하는 북한측으로부터 불평을 살 수도 있다.

때문에 보완할 수 있는 점들은 사전에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창섭 대구은행 연수원장은 "식사와 잠자리 등 일상생활이 불편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협의, 귀한 손님을 맞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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