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화끈하게 싸우고 졌다

입력 2003-07-10 08:14:05

'2대3, 석패' 9일 밤 대구시민운동장 축구장에는 장맛비 속에서도 진짜 축구를 좋아하는 2천115명의 대구FC 팬들이 자리를 잡았다.

전광판 시계가 85분(후반 40분)을 넘어가면서 대구FC의 패색이 짙자 관중들은 모두 일어서서 한마음으로 '골, 골 ,골'을 외쳤다.

후반 45분 노상래가 날린 터닝슛은 골대를 빗나갔고, 2분간 주어진 인저리타임 때 오주포가 날린 중거리슛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앞서 후반 31분 로만의 슛은 골문을 넘어서기 직전 상대 수비수 싸빅이 걷어내 땅을 치게 했다.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소리에 관중들은 "예이"라며 실마했지만 아낌없는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국내 프로축구 경기에서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였다.

신생팀 대구FC는 파이팅 넘치는 투지를 보였고 K-리그 3연패를 노리는 성남 일화는 스타플레이어를 앞세운 관록을 과시했다. 대구FC가 달아나면 성남은 곧바로 따라붙었고, 대구FC가 따라붙으면 성남은 달아났다.

경고누적으로 호제리오가 빠진 가운데 대구FC는 김진식을 골키퍼에, 김학철-라힘-김남우를 수비진에, 김덕중-장형관-홍순학-박종진을 미드필더진에, 얀-노상래-윤주일을 공격진에 배치하는 3-4-3 포메이션으로 전반 초반부터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대구는 전반 17분 얀이 페널티에어리어 내에서 총알같은 강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어 시즌 3호골을 기록, 기분좋게 앞서나갔다.

그것은 서막이었다. 선제골을 내줘 자존심이 상한 듯 성남의 특급 용병 샤샤와 이리네는 한 수 앞선 개인기로 대구의 수비진을 흔들었고 전반 21분과 33분 각각 신태용과 윤정환에게 1골씩을 어시스트했다.

대구는 1대2로 뒤진 후반 16분 로만이 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그림같은 중거리슛으로 연결,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대구는 5분을 더 버티지 못했다. 후반 21분 샤샤는 데니스가 문전 돌파로 얻어 낸 페널티킥을 골문 모서리로 차 넣어 결승골로 장식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 9일 전적

대구 2-3 성남(대구)

안양 1-1 전남(안양)

부산 1-1 전북(부산)

울산 0-0 포항(울산)

대전 1-0 부천(대전)

수원 1-0 광주(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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