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이라크 우라늄 구매' 주장은 잘못"

입력 2003-07-09 15:49:45

이라크가 아프리카로부터 우라늄을 사들이려 했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연초

국정연설 내용은 잘못이라고 백악관이 8일 처음으로 시인했다.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정보로 미루어 이라크가 아프리카로부터 우라늄을 구입하려고 시도

했다는 내용은 국정연설에 포함되지 말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백악관의 성명은 지난 수개월간 부시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잘못된 영국

측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를 처음으로

시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부시 대통령이 전쟁의 명분으로 제기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

기(WMD) 보유 주장은 결정타를 입게 됐고 부시 대통령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노

력해 온 정부내 고위 관계자들의 입장은 더욱 더 난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이 이같은 성명을 발표한 것은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부시 대통령이

말한 영국측 정보의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보고서가 발표된 데 따른 것

이다.

문제의 보고서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미 문제의 정보가 허위임을 밝혔음에

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의 연설이 있기 4개월 전에 발간된 영국 정부의 공식 정보

보고서가 어째서 이같은 주장을 담아 전쟁의 명분으로 사용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부시 정부는 문제의 정보를 대통령의 연설에 포함시킨 큰 이유가 CIA의 회

의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보당국이 이라크의 우라늄 구입 기도설을 주장하기

때문이라고 변명해 왔는데 이같은 변명이 기만임이 이번 영국 보고서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28일 국정연설을 통해 "영국 정부는 최근 사담 후세인이

상당량의 우라늄을 아프리카로부터 사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3월 유엔 안보리에 문제의 우라늄 구입설

은 허위문서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미국 정부는 IAEA의 주장에 아무런

반론도 제기하지 않은 채 이라크 침공을 감행했다.

이에 앞서 미 CIA는 이미 지난 해 전직 대사인 조지프 C.윌슨을 비밀리에 니제

르에 파견, 이같은 정보의 사실 여부를 알아보도록 했으며 윌슨 전대사는 문제의 정

보가 허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으나 미국 정부는 이같은 윌슨 전대사의 보고내

용을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지난 6일 윌슨 전대사의 임무와 관련, 백악관 당국자들과의

일문일답을 실었는데 백악관측은 윌슨 전대사의 보고를 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 성명과 관련, "새로운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면서 "우리는 이라크가 니제르로부터 우라늄을 구입하려 했다는 정보가 부정확한 것

으로 드러났음을 오래 전부터 인정해왔다"고 말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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