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산별교섭 결렬

입력 2003-07-08 11:40:20

올 임단협 교섭부터 사상 처음으로 기업별이 아닌 산업별 교섭에 착수했던 금속노조가 8일 교섭 결렬과 단체행동을 선언, 산업 현장에 또다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전국보건의료노조도 같은 시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혼란이 확대될 우려까지 낳고 있다.

전국 160여개 기계.금속.자동차부품 등 금속업종 제조업체 노조로 구성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소속 98개(대구.경북 26개) 사업장 노조가 공동 교섭단을 꾸려 지난 5월 말부터 사용자 단체와 교섭해 왔으나 7일 밤 제11차 교섭이 결렬돼 오는 9일부터 단체행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산별교섭에 참여했던 98개 회사 중 70개 회사 사용자들이 7일 밤 갑작스레 교섭 위임장을 철회하면서 정상적인 산별 교섭 진행이 불가능해졌다고 주장, 소속 노조가 연대해 9일과 10일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인 뒤 11일부터는 전면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구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산별교섭에 나섰던 사용자측 대표단이 노조측에 지나치게 끌려간다는 상당수 사용자들의 반발이 일면서 교섭권을 위임했던 사용자들이 위임을 철회했다"며, "산별교섭이 무산돼 다시 기업별 교섭으로 되돌아 가야 할 상황인 만큼 금속노조 산하 노조들의 올 임단협 교섭이 타결될 때까지 또다시 장기간의 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속노조와 사용자측 대표단은 지난 주까지만 해도 주5일 근무제 단계적 도입 등 핵심 쟁점에 상당 수준까지 합의했으나 합의 사항에 상당수 사용자들이 반발하면서 산별교섭이 깨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국회 회기 내에 주5일 근무제 정부안을 통과시키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용자들이 갑작스레 돌아섰다"며 "민주노총 차원에서 총력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대.사립대 병원 및 지방공사 의료원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11일 김천의료원 등 지방 의료원 노조를 시작으로 16일엔 경북대.영남대 등 병원 노조로 확대하는 등 일제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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