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백산맥 너머 옛 백제 땅에서까지 대가야 유물이 상당량 출토되면서 대가야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일고 있으나 이미 발굴된 대다수 유물이 분산 보관돼 총체적 재조명 작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때문에 내년 대가야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주요 유물을 한데 모으는 등 체계적 관리가 시급하다고 학계는 지적했다.
학계에 따르면 순천대(전남) 박물관이 1999년부터 올해까지 3차례에 걸쳐 여수 문수동 고락산성을 발굴한 결과 목 긴 항아리(長頸壺), 굽다리접시(高杯), 그릇받침(器臺) 등 고령을 주 근거지로 한 대가야 양식 토기 20여점이 나왔다.
지난해 말 전북 장수군 장수읍 동촌리 고분군에서도 대가야 양식 토기가 다량 출토됐으며, 같은 군 삼고리.호덕리 고분군에서도 수십점이 발굴됐다.
다음 달부터 발굴작업이 이뤄질 장수군 산봉리 고분군에서도 대가야 유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학계는 보고 있다.
이처럼 학계가 발굴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봤던 섬진강 유역, 소백산맥 이서지역 등에서까지 대가야 유물이 속속 발견되면서 세력권 등 대가야사 전반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필요하나 그동안 출토된 유물들은 발굴 주체의 입장과 행정 편의에 따라 전국 26개 기관.대학.국립박물관 등에 분산 보관돼 체계적 연구나 역사 교육이 여의치 않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고령 지산동 순장 인골은 부산대병원, 고대국가 여부를 가릴 '하부(下部)'란 글자가 새겨진 토기는 부산대박물관, '대왕(大王)'이라 새겨진 항아리는 충남대박물관 등으로 흩어져 있고, 심지어 한 곳에서 출토된 유물조차 몇 개 기관이 나눠 보관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계명대 노중국 교수(사학)는 "대가야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곳에 모으거나 최소한 순환 전시하는 방식의 관리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가야 주요 유물을 옛 도읍지인 고령의 대가야박물관으로 옮겨 세밀히 분류.전시해야 하며, 이를 위해 문화재청 등 중앙정부 차원의 행.재정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것. 경북 고령군 고령읍 지산리 460 일대 1만3천989㎡에 들어설 대가야박물관은 2000년 12월 착공, 올해 말 준공돼 내년 4월 문을 열 예정이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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