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철도노조의 파업사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동안 '친노(親勞)성향'이라는 꼬리표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불식시키겠다는 결연함도 엿보인다.
조흥은행 파업사태 당시 "유연하게 문제를 푸는 것이 좋다"라며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던 것과는 달리 노 대통령은 3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나라가 있어야 노조도 있는 것"이라면서 "노동자가 잘 살기 위해서도 경제의 발목을 잡는 노동운동은 자제되어야 한다"며 최근의 잇단 파업사태를 호되게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노동조건을 대상으로 하는 투쟁이 아니라 지도부를 위한 노동운동과 정치투쟁은 정부가 보호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참여정부의 경제비전에 관한 국제회의'참석자들과의 만찬에서 "철도노조가 정당한 요구조건도 없이 정부를 굴복시키기 위해 나섰기 때문에 정부는 일체 대화없이 공권력으로 대처해왔다"면서 철도파업사태를 명분없는 노동운동의 한 사례로 적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노동정책에 대한 편향성시비에서 벗어나 중립적인 입장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경제회생을 위한 시급한 과제로 해외투자자들의 불신을 씻어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흥은행 파업사태이후 전경련 등 경제5단체가 강력반발하고 나서는 등 참여정부의 노사정책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자 노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노 대통령은 변화한 것이 아니라 원칙을 지켜왔다라고 해명했지만 참여정부의 노사정책 변화는 사실상 국내외기업 및 투자자들의 강력한 요구와 언론의 비판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새로운 원칙도 제시했다. 노사문제에 대한 정부의 엄정중립 입장과 더불어 '글로벌 스탠더드'가 정부의 노동정책의 한 축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제도에 있어서는 노동자에게 유리한 것이든 사업주에 유리한 것이든 어느 것이든 세계적인 기준에 맞게 개편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하고 '대화와 타협', '법과 원칙'도 강조했다.
즉 노동계가 법적 절차에 따라 요구할 경우 성실하게 대화하고 타협하는 자세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지만 요구조건이 법적으로 타당하지도 않고 절차도 지키지않을 경우 법적 원칙을 엄격히 적용,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노동정책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민정수석은 이와 관련, "노사분규가 어느 정도 가라앉을 7월 이후, 체계화된 글로벌 스탠더드 구상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노사분규의 고비를 넘기면 쫓기는 도전과제는 거의 해소된다고 할 수 있다"면서 "8월이후에는 공세적이고 주도적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언급한 '노동자들에 대한 특혜해소' 등의 발언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염두에 둔 발언인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노동관련 법과 제도, 문화와 관행을 모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권리를 보장하되 과거 지나치게 보호해왔던 노조에 대한 보호정책은 과감하게 철폐하겠다는 것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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