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장맛비가 내린 후 구름사이로 수줍은 듯이 얼굴을 내민 햇살에 푸르름이 더해 가는 가로수가 더욱더 눈이 부시다.
거기에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03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알리는 오색의 대회기와 배너, 그리고 참가 국기가 시원한 바람과 함께 휘날리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회준비를 착실히 해온 관계자분들에 대하여 시민으로서 박수를 보내며 대회성공을 기원한다.
고등학교 학창시절부터 줄곧 대구에서 살며 대구시 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후 공직자로서의 외길 인생을 40년 넘게 재직하면서 대구시사(市史)와 함께 고락을 같이 했다고 할 수 있는 필자로서는 한가지 작은 소망이 있다.
존경하는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보다는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라고 말씀하신 바와 같이 나는 "우리 대구가 아름다운 도시가 되기를 원한다". 물론 그 아름다움은 환경친화적인 도시도 좋겠지만 대구만이 가지고 있는 순박한 정(情)과 의리(義理)를 가진 도시로 기억되면 더욱 좋겠다.
이번 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때 대구를 찾는 외국인들이 대구의 혼(情, 義理)을 느끼고 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지역총생산(GRDP) 등 여러가지 경제지표를 볼 때 대구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고 지역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구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갖고 있는 대구의 혼과 화합된 힘으로 다시 뛴다면 희망과 번영의 도시, 아름다운 대구가 되리라 확신한다.
왜냐하면'달구벌'로 불리던 우리 대구는 선사시대부터 온갖 격동과 시련 속에서도 조국과 민족번영을 이룩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온 고장이다.
신라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룩한 화랑정신과 함께 고려때는 항몽운동, 일제 때는 국채보상운동, 그리고 6·25때는 몸을 던져 조국을 사수한 낙동강 방어전선으로 이어지는 기백으로 대구만이 가질 수 있는 근엄하고도 저력있는 기상을 키워왔다.
이제 우리 시민 모두는 대구만이 가지고 있는 '순박한 정과 의리'를 보여주자. 이번 대회를 치르는 주인답게 외국 선수단이 머무는 자리마다 이동하는 거리마다 그들에게 밝은 미소로 먼저 손을 흔들며 'Welcome to Daegu!'라고 먼저 인사하자.
이런 모습은 대구를 찾는 외국 선수단들에게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도 혼이 살아있는 도시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황대현(대구 달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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