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오리온전기 살리기

입력 2003-06-25 11:45:08

"법정관리 개시를 통해 오리온전기(주)가 회생하게만 해주신다면 손발을 도려내는 아픔일지라도 감내하겠습니다".

24일 오후 4시30분 구미역 광장. 부도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구미공단의 오리온전기 노.사, 구미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37개 기관단체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리온전기 살리기 시민운동본부 발대식'이 열렸다.

법원의 법정관리개시 결정시한인 이달말까지 10만명 서명운동을 벌여 재판부와 청와대.국회.산자부.채권단에 제출하는 등 시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운동본부는 구미공단에 본사를 둔 대표기업으로 한때 종업원 5천여 명에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석권했던 오리온전기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리온전기와 200여 협력업체 1만2천여명의 근로자, 5만여명의 가족들이 길거리에 나 앉게 된다는 등 애원섞인 유인물도 배포했다.

이같은 오리온전기 살리기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그렇게 탄탄하던 회사가 부도지경에 이르기까지 모두 팔짱끼고 방관만 하다 차가 떠난 뒤 야단법석을 피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리온전기 노사는 물론 관할 구미시가 회사가 도산위기에 내몰렸을 때 부도막기에 소홀했던데다 법정관리 개시여부 결정시한을 불과 7~8일 남기고 뒤늦게 서명운동에 나섰다며 곱지 않은 시선이다.

향후 법정관리 개시가 결정된다해도 노사는 중장기 자구계획, 대대적인 구조조정, 협력업체들에 대한 설득 방안 제시 등 절박한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오리온 전기 노사와 구미 시민들은 오리온 전기를 구하겠다며 발벗고 나섰다.

또다시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회2부.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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