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 시대가 열리면서 경제 각 주체들은 처해있는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갈등을 겪고 있다.
첫째 갈등은 사무직과 생산직의 갈등이다.
수출을 주로 하는 구미공단이나 포항공단 기업체들의 경우 대다수 사무직원들은 주5일 근무가 가능하지만 납기를 맞추어야하는 생산직원들은 전혀 그런 제도의 적용이나 시대의 흐름을 타지 못한다.
생산직의 경우 초과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을 받는다지만 '놀고 싶은' 욕구에 대한 미련으로 갈등이 없을 수 없다.
둘째는 노사간의 갈등이다.
이미 주5일제가 정착된 일본의 경우 근 20년 이상 동안 서서히 주5일제를 세팅시키면서 대기업체는 물론 중소기업들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노동생산성은 낙후한데도, 법과 제도는 선진국의 수준으로 개정돼 이를 둘러싼 갈등의 개연성이 적지 않다.
비록 주5일제(주당 40시간)를 적용하더라도 임금을 고스란히 종전(주당 44시간)처럼 그대로 받고 싶은 게 근로자의 입장이라면 당연히 덜 일했으니 그만큼 깎고 싶다는 사용자의 입장이 '인건비 지출'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을 우려가 없지 않다.
셋째는 일하는 시간, 쉬는 시간을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쓰게 하느냐를 둘러싼 갈등이다.
지난달부터 주5일 근무를 시작한 삼성전자의 낮시간대의 풍경은 다소 삭막하다싶을 정도로 바뀌었다.
바로 집중근무제 때문이다.
오전 9시30분부터 11시30분, 오후 1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가 바로 집중근무시간인데, 이때는 회의나 티타임도 갖지 않고 대부분 자기 책상에 앉아있는다.
사무실마다 부서장 재량에 따라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진 집중근무를 위해 지방에 있는 일부 연구소와 공장에서는 인사부에서 각 사무실을 불시에 들러 인원조사를 벌이기도 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 시간대에 자리를 떴다가 걸리면 어디가서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해명을 해야하는 입장에 빠질 수도 있어 화장실가기나 담배피우기도 쉽지 않다.
근무시간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쓰느냐에 못지않게 쉬는 토요일에 대한 관리를 둘러싸고도 회사측과 직원들의 입장이 달라 마찰을 빚을 소지가 없지 않다.
삼성화재의 경우 회사차원에서 전국 각 지역에서 토요어학반을 운영한다.
이미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토요어학반을 가동했다.
아직 대구 경북권에서 삼성화재의 토요어학반은 가동되지 않고 있다.
주5일제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여러갈래로 드러난 갈등노출이 부정적인 측면이라면 우리나라 경제가 한단계 더 도약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기존의 노사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출 수 없다.
주5일제가 되면 직원들의 건강이 향상되고, 여가의 확대로 인해 직업윤리가 향상되고, 결근율이나 산업재해가 감소하리라는 점이다.
산업재해는 생산성에 중요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재해감소 효과는 무시못할 부분이다.
2002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은 2.7%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2년말 기준으로 6만8976명이 산업재해를 입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6조3711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막대한 피해와 가정이 입게 되는 고통을 생각하면 주5일제 도입이 산업재해율을 떨어뜨리고,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경제적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낮밤으로 일하는 투잡스족의 증가와 비정규, 미숙련 인력의 투입 그리고 길어진 근로시간은 가뜩이나 세계적으로 악명(?)높은 산업재해율을 더 높이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 기업들은 근로자들이 시간효율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갖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주5일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붓는 부문이 바로 조직의 IQ를 높이는 작업이다.
IQ는 배운 지식을 가지고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능력과 직결되는 것으로 이를 기업에 적용하면 새로운 시장 창조력이 된다.
크게 성장한 기업들은 바로 창조성을 바탕으로 성장해간 기업들이다.
컴퓨터를 시장화한 IBM, 라우터라는 새로운 개념의 통신기기 시장을 창조한 시스코시스템스, 최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세계 각국에 패스트푸드문화를 보급시킨 코카콜라나 맥도널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주5일근무제가 되면 이와 같이 조직의 IQ가 높은 기업으로 변해야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다.
바로 수요나 시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인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조성있고 IQ수준이 높은 기업은 어디가 다르고 어떻게 해야 만들어갈 수 있는가.
당신이 근무하는 회사가 새로운 시장 창조력을 가진 생산적인 회사인지, 당신은 조직의 IQ를 높이는데 일조를 하는 영양가 높은 직원인지 다음 열가지를 체크해보라.
체크에서 확실히 그렇다는 3점, 그렇지 안다는 0점으로 30점 만점이며, 25점 이상은 상당히 조직IQ가 높은 기업이며, 업적도 좋을 것이다.
15점 이상 25점 미만은 조직 IQ가 보통이며 개선점이 많다.
15점 이하이면 빨리 떠나라.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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