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재현씨 아내 강혜원씨

입력 2003-06-23 09:34:10

석재현씨의 아내 강혜원(38·대구 수성구 두산동·사진)씨는 예상과 달리 눈물 대신 웃음으로 기자를 맞았다.

강씨는 석씨가 중국공안에 붙잡힌 이후 남편 구명 운동, 생계 유지 등 몰려드는 일들로 정신없이 살고 있었지만 희망만은 잃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번 탈북자 망명 과정 취재와 관련해 "당신이 원하지 않으면 가지 않겠지만 반대하지 않으리라 믿는다"는 남편의 말에 위험을 예상하고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석씨는 평소 '탈북자 촬영 작업은 통일이 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씨에 따르면 남편 석씨가 탈북자의 삶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국내 거주 외국인을 취재하면서부터. 우연히 "1년동안 햇볕 한번 보지 못하는 탈북자들이 많다"는 한 조선족의 말을 들은 석씨는 대구 근교에 사는 탈북자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탈북자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중국을 드나들었다.

탈북자들의 망명 전과정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석씨는 결국 알음알음으로 탈북자 지원단체를 알아내 이번 계획에 동참하게 됐다는 것이다.

씩씩한 모습을 보이던 강씨도 남편의 건강 이야기에선 눈시울을 붉혔다.

"재판 때 보니 손발에 동상이 걸리고 살도 많이 빠져 있었습니다.

원래 추위를 잘 못 견디는 사람인데…"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주면 석방 운동을 하는데 힘이 되고 중국 정부도 좀더 신경을 쓰지 않겠습니까?" 아내 강씨는 "남편이 체포된 직후 정부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하자 담당자는 '우리가 얼마나 바쁜지 아느냐'고 도리어 호통을 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강씨는 말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무엇보다 남편이 떳떳하니 모든 것이 잘 될 것으로 믿습니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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