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승엽, 최연소300호 홈런 달성

입력 2003-06-23 08:54:51

이승엽(대구삼성 라이온즈)이 마침내 하나의 전설로 남게 될 세계 최연소 개인통산 300호 홈런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승엽은 2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대구삼성과 인천SK의 경기에서 8회말 1사후 SK 김원형의 초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로써 이승엽은 지난 95년 5월2일 당시 해태의 이강철로부터 자신의 프로 첫 홈런을 뽑아낸 뒤 8년1개월여 동안 1천75경기에 출전, 개인통산 300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날 26세10개월4일의 이승엽은 일본의 오 사다하루(왕정치.27세3개월11일)와 미국의 알렉스 로드리게스(27세8개월6일)가 각각 일본과 미국에서 기록중인 최연소 개인통산 300호 홈런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이승엽의 이 기록은 장종훈(대전 한화)이 갖고 있던 종전 한국 기록(32세5개월11일)을 5년 이상 단축시켰다.

이승엽은 지난 99년 5월 현대 정명원으로부터 개인통산 100호 홈런을 뽑아냈고 2001년 6월 한화 김정수로부터 200호 홈런, 지난해 7월 현대 김수경에게 250호 홈런을 터뜨렸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덤'으로 끝내기 만루홈런까지

대구삼성이 인천SK에 3대2로 뒤진 8회말 1사후 이승엽이 네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첫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 아웃, 두번째 타석에서 볼넷, 세번째 타석에서 1루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난 이승엽의 세계 최연소 개인통산 300호 홈런이 다음 경기로 미뤄지나 싶었다. 그러나 관중석에선 이승엽을 연호하며 열기가 흘러 넘쳤다.

22일 대구구장은 경기 시작 1시간전 표가 다 팔렸고 관중석을 가득 메운 1만2천여명의 관중들은 대기록이 세워지는 '역사의 현장'에 있고 싶어했다.

SK의 세번째 투수 김원형이 와인드업 동작에 들어가자 이승엽이 배트를 빙빙 돌리다 멈추며 투수를 노려봤다. 김원형의 손을 떠난 초구가 안쪽으로 들어오자 이승엽은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휘둘렀다. 공이 하늘 높이 치솟는 순간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야구장 여기저기서 "갔다" "홈런~"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1루로 향해 달리던 이승엽은 홈런임을 확인하고 오른팔을 치켜들며 기쁨을 나타냈다. 이어나온 마해영도 김원형으로부터 랑데부 좌월 홈런을 날려 4대3으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끈질긴 SK는 9회말 삼성 마무리 노장진으로부터 1사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이승엽을 축하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듯 했으나 더 극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승엽은 9회말 2사 만루에서 다시 타석에 등장, SK의 특급 마무리 조웅천과 맞섰다. 이승엽은 다소 마음이 급한 듯 초구와 2구에 타격 자세가 흐트러지며 파울볼을 날렸다.

제4구째, 헛스윙을 유도하는 낮은 싱커가 홈 플레이트 바닥으로 깔려 들어왔으나 이승엽의 배트는 어퍼 스윙으로 돌아가며 놓치지 않았다. 300호 홈런과 비슷한 궤적을 그린 타구는 우측 담장으로 다시 넘어갔다. 삼성의 덕아웃에서 뛰쳐나온 동료들이 홈플레이트에서 그를 반기며 그의 헬멧과 엉덩이를 마구 두들겼다.

8대4로 승리한 삼성은 20일 충격적인 재역전패에 대해 설욕하며 SK와의 승차를 1경기 차로 좁혔다.

부산롯데는 김주찬과 신명철의 랑데부홈런 등으로 서울LG를 6대2로 눌렀고 광주기아도 이종범의 맹타에 힘입어 서울두산을 5대2로 제쳤다. 정민철이 호투한 대전한화는 수원현대를 5대2로 꺾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22일 전적

S K 000 201 001 - 4

삼 성 020 000 024 - 8 (대구)

△삼성 투수=김진웅 김현욱(6회) 강영식(7회) 노장진(9회. 7승4패14세이브) △SK 투수=스미스 정대현(7회) 김원형(8회) 송은범(8회.4승1패4세이브) 조웅천(9회) △홈런= 김한수 11호(2회.2점) 이승엽 32,33호(8회.9회 4점) 마해영 18호(8회. 이상 삼성) 디아즈 12호(4회) 조경환 12호(4회) 이진영 6호(6회.이상 SK)

롯데 6-2 LG (마산)

기아 5-2 두산 (잠실)

한화 5-2 현대 (수원)

"시즌 최다홈런 신기록 세우고 미국 간다"

300호 홈런볼은 누구에게?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