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지옥에 안전도 '사각'

입력 2003-06-21 09:43:29

포항지역 최대 피서지 중 하나인 죽장면 상.하옥 계곡이 좁은 비포장 연결도로로 인해 올 여름 또다시 교통지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포장도로 옆에는 수m에서 수십여m의 낭떠러지가 10여㎞나 이어져 운전자를 위협하고 있으나 안전시설물은 단 한 곳도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매년 7.8월 피서철 포항시 죽장면 상.하옥계곡 20여㎞ 일대는 69번 국가지원지방도로 14㎞에서 벌어지는 극심한 교통체증현상으로 혼잡하기 이를 데 없다.

예년 경우 이곳을 찾은 피서객 25만여명은 물놀이 장소 인근의 폭 4, 5m 좁은 도로에서는 일렬주차를, 폭이 7, 8m로 비교적 넓은 도로에서는 양쪽 주차를 공공연히 벌였다.

이 때문에 차량 교행이 어려워져 도로 곳곳의 차량 뒤엉킴 현상으로 몇시간씩 도로 통행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노선버스가 차고지로 되돌아가는 일이 되풀이되기도 했다.

특히 차량 4천∼5천대가 한꺼번에 몰리는 피서 절정기의 주말을 전후해서는 노선버스가 3, 4일간 운행을 못하는 상황도 매년 벌어지곤 했다.

또 하옥교와 하옥산장 인근 도로 바로 옆에는 10여m 낭떠러지가 운전자를 위협하고 있는 등 전 구간 도로가의 풀숲 너머에는 보기에도 아찔한 낭떠러지가 이어져 있으나 가드레일이나 안전표지판 등이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다.

1주 2차례씩 중.고교생 200명씩 2박3일 야영활동을 벌이는 등 연간 학생 3만5천여명이 방문하는 포항시학생야영장이 하옥계곡에 위치한 점을 감안하면 대형사고 위험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 2년전 운행중이던 승용차가 하옥산장 뒤편 도로에서 70여m 아래 낭떠러지로 떨어져 40대 운전자가 숨졌고 지난 3월에는 화물차가 하옥교 부근에서 1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옥리 주민 이모(63)씨는 "지난해 30여가구 주민 명의로 경북도청에 확장.포장공사에 대한 건의서를 올렸으나 '예산이 부족해 당장 공사가 어렵다'는 회신을 받았다"면서 "산사태도 자주 발생해 주민들은 매우 불안하다"고 말했다.

경북도청 도로계획계 김장환씨는 "건설교통부 계획안에 따라 2007년 이전에 700여억원이 소요되는 확장.포장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라면서도 "이 도로는 관광.대체도로로서 중요성이 높아 여러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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