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래도 特檢수사를 방해할건가

입력 2003-06-18 11:51:36

송두환 특검팀이 2000년 4.13총선 직전 현대아산 정몽헌 회장이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을 통해 1억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 150장을 박지원 전 장관에게 전달했다는 정 회장과 이 전 회장의 진술을 확보, 이 돈의 성격이나 흐름에 대한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는건 대북송금 본질과는 또다른 사건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 전 장관은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특검팀은 정 회장이 유동성 부족으로 허덕이던 현대 계열사에 자금지원을 해준 청탁의 명목이라고 밝힌 점이나 이 전 회장의 진술에 신뢰를 두고 사채시장에서 CD가 현금으로 세탁돼 박 전 장관에게 전달된 것으로 일단 추정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돈의 성격에 대해 몇가지 추정을 하고있는데 우선 현대 자금청탁에 대한 대가로 박 전 장관에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정황으로 박 전 장관이 2000년 5월 정몽헌 회장으로부터 정부차원의 현대 자금지원 부탁을 받은 뒤 같은달 국정원에서 열린 현대지원 대책회의에서 이기호 전 수석에게 반드시 현대 자금지원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한 사실이 '150억원의 힘'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돈은 단순한 청탁대가로 수수한게 되는데 과연 그 돈이 어느 쪽으로 흘러갔나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두번째는 4.13 총선직전의 시점임을 감안할 때 총선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이게 사실이면 DJ정권의 도덕성에 씻을 수 없는 흠집을 내는건 물론 정치권엔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중간에서 배달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나 특검은 이 경우는 거의 희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찌됐든 '현대의 150억원 비자금' 파문은 어떻게 결론이 나든 그게 사실이면 DJ정권은 현대에 부당한 자금지원을 통해 남북정상회담도 하고 치부 또는 선거자금까지 조달했다는 씻을 수없는 부도덕한 정권이 된다.

정치권은 더이상 잡음을 내지 말고 특검의 수사결과를 지켜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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